미군실종자확인국장 "북한의 유해 송환 비협조에 엄청난 좌절감"
"北, 유해 송환을 인도주의 아닌 무기로 활용…모든 대화 시도 소용 없어"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국방부 당국자는 16일(현지시간)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결렬된 이후 한국전쟁에서 숨진 미군 유해 송환 관련 협력을 중단한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켈리 맥케이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국장은 이날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의 비협조에 좌절감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엄청나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45개국에서 활동하는데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45개국 전부가 유해 송환을 인도주의 노력으로 인식한다"면서 "북한은 유일한 예외"라고 강조했다.
그는 "슬프게도 북한은 이것(유해 송환)을 인도주의적 기회이자 책임으로 인식하는 대신에 무기로 계속 활용하고, 미국에서 (양보를) 얻어내거나 미국에 허락하지 않기 위한 도구로 계속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임 트럼프 행정부 당시 북한과의 대화 국면에서 DPAA가 직접 북한군과 두 차례 대면 회담까지 했지만,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직후인 2019년 3월부터 북한이 모든 소통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이후엔 귀가 먹먹할 정도의 침묵뿐이었다"며 북한과의 모든 대화 시도가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DPAA는 현재 한국전쟁에서 실종된 미군이 7천491명이며 이 가운데 5천300여명이 북한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DPAA에서 한국전쟁 유해 신원 확인팀을 이끄는 베로니카 키즈 박사는 북한이 2018년 8월 송환한 유해 상자 55개를 그간 감식한 결과 250명의 유해가 있는 것으로 파악했으며, 이 가운데 88명이 미군으로 신원이 확인됐고, 약 90명은 한국군으로 추정돼 한국에 송환됐다고 밝혔다.
키즈 박사는 유해를 인수하기 위해 C-17 수송기를 타고 북한 원산을 방문했던 DPAA 연구원 4명 중 1명으로 당시 북한군 대표단 말고는 아무도 없는 텅 빈 공항에서 결혼 여부 등 가족사에 대해 질문하는 북한군과 대화하는 상황이 "비현실적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당시 북한군이 미군의 C-17 수송기에 큰 관심을 보였으며 미군이 허락하자 모두 수송기에 올라타 내부를 구경했다고 전했다.
이날 브리핑은 DPAA의 연례 실종자 가족 설명회를 앞두고 진행됐다.
DPAA는 17∼18일 한국전쟁과 냉전시대에 실종된 미군의 가족 500여명을 대상으로 그동안 유해 확인 노력을 설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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