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출판업계, 온라인서적판매 아마존 조사 촉구…"용납안될 독점"
"아마존 탓에 무명작가 서적 매장되고 지역 서점 사라져"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의 출판업계가 아마존의 출판 시장 독점에 대한 정부의 조사를 촉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의 작가단체인 '오터스 길드'(AG)와 도서 판매업자들의 이익단체인 미국서점협회(ABA)가 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법무부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오픈마켓 인스티튜트'(OMI)도 함께 작성한 이 서한에는 아마존이 출판 시장을 독점하면서 발생한 다양한 문제점이 언급됐다.
특히 이들은 아마존이 특정 서적을 베스트셀러로 만들거나, 반대로 매장할 수 있는 권력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아마존이 베스트셀러 작가나 유명인이 집필한 '잘 팔리는 책'에 대한 홍보에 집중하면서 무명작가들이나, 상업성이 떨어지는 작품이 조명받을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배리 린 OMI 이사는 "대기업 한 곳이 대중이 읽는 책의 종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됐다"면서 "이 같은 권력 집중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은 30년 전 온라인에서 책을 판매하는 사이트로 출발했다.
현재 아마존 매출에서 책이 차지하는 비율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여전히 출판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미국에서 팔리는 책의 40%는 아마존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고, 특히 e북 시장에서 아마존의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미국의 출판업계는 이 같은 아마존의 독점 때문에 지역 서점들이 폐업하게 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출판업계의 서한은 법무부의 반독점 부서와 함께 미국의 반독점 기구인 연방거래위원회(FTC)에도 전달됐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아마존의 출판시장 독점 문제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FTC가 아마존 등 독과점과 관련해 잇따라 소송을 내고 있지만, 도서 시장이라는 개별 분야 집중할 여력은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반독점 분야가 전공인 에릭 고든 미시간대 교수는 "많은 출판사와 저자들이 아마존이 없을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는 게 현실"이라며 "(정부 입장에서) 도서 시장의 독점 문제로 법정 싸움을 벌이는 것은 크게 유리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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