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바이든, 수십년만에 처음 보는 인도적 대통령"
"美와 이주민 문제 협력할 것"…텍사스주지사 '수중장벽' 거듭 비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중남미 출신 불법 이주자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 정부 방침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높이 평가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연 정례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무책임하고 비인도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수십 년 만에 처음 보는 대통령"이라며 "우리는 (바이든 행정부와) 계속 함께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레그 애벗 미 텍사스주지사가 리오브라보(브라보강·미국명 리오그란데강)에 부유식 장벽을 설치한 정책을 주권 침해라고 재차 비판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국경 장벽으로 자신을 홍보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가 체결한) 북미협정은 우리에게 상호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 부부를 멕시코에 초대하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최근 워싱턴DC를 방문한 알리시아 바르세나 멕시코 외교부 장관을 통해 이런 내용을 담은 친서를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전달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으로 향하는 중남미 이주 행렬과 관련, 우리가 미국 대신 막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의 정책을 펼치는 멕시코 정부는 유엔(UN)에서 서류 미비(불법) 이민자들에 대처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펼치지 않는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도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주민 문제와 관련해) 유엔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유엔은 그저 꽃병에 불과하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그는 "이주는 재미를 위한 것이 아니며, 절박한 심정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구식이며 비인도주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국경의 군사화 정책'은 단호히 거부한다"고 덧붙였다.
멕시코는 미국행 불법 이주민을 막기 위해 현재 미국과 함께 '중남미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 추진을 위한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는 경제적 이유로 조국을 등지는 중남미 주민에게 한시적으로 미국이나 멕시코에서 일하고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비자 발급 등의 방안이 포함돼 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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