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민원에 극단선택한 한돈 농가…한돈협회 "대책 마련하라"
환경부 앞 분향소 설치하고 추모제
(서울=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대한한돈협회는 지난달 말 전남 보성에서 돼지를 키우던 한 농장주가 지속적인 악취 민원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16일 밝혔다.
고인은 지난 1999년부터 23년간 양돈업에 종사했으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표창, 전남 동물복지형 녹색축산 인증 등을 받은 모범적인 농가였다고 한돈협회는 전했다.
고인은 민원과 함께 진행된 지방자치단체 현장 점검, 사육두수 감축 지시에 심적 부담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가 유족의 동의를 받아 일부 공개한 유서에서 고인은 "이제까지 열심히 살아왔는데 민원 제기로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대한한돈협회는 고인을 기리기 위해 이날 세종시 환경부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추모제를 열었다.
구경본 한돈협회 부회장은 기자회견문에서 "한돈 농가도 이 땅의 자랑스러운 국민 중 하나"라며 "억울한 악성 민원과 지나친 행정규제는 한돈농가를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농가의 노력과 헌신이 무시되는 일이 없도록 환경부와 지자체는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손세희 대한한돈협회 회장은 추도사에서 "이런 비극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축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농가가 안정적으로 생업을 유지하고 노력이 존중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돈협회는 18일까지 분향소를 설치·운영하는 한편 유사한 피해사례를 접수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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