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헤지펀드, 이달 들어 중국 주식 대거 매도"
JP모건, 신흥시장 고위험 채권 디폴트 전망 상향조정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중국의 경기침체 속에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촉발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글로벌 헤지펀드(소수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고수익을 노리는 펀드)들이 최근 중국 주식을 대거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헤지펀드들이 이달 초부터 공격적으로 모든 종류의 주식을 매도했지만, 특히 중국 국내 시장에 상장된 A주가 전체 매도의 60%를 차지하면서 전반적인 매도세를 주도했다고 전했다.
헤지펀드들은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거래일 기준 10일 가운데 8일간 순매도했으며, 지난 7월24일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로 매수한 주식의 70%를 내다 판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10일간 중국 주식 순매도 규모로는 가장 큰 것이라고 골드만삭스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뉴욕에 상장된 텐센트와 알리바바 등 중국 주요 인터넷 기업들을 추종하는 크레인셰어즈 CSI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달 들어 12% 하락해 지난 2월 이후 월간 낙폭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소매 판매와 산업생산이 각각 지난해 동기에 비해 2.5%, 3.7% 증가했다고 밝혔으나 이는 시장의 예상을 밑도는 것이다.
이처럼 경기 회복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자 중국 인민은행은 단기 정책금리인 7일물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1.8%로, 1년 만기 중기 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5%로 각각 0.1%포인트와 0.15%포인트 내렸다.
이런 가운데 비구이위안이 만기가 돌아온 채권 2종에 대한 상환을 연기하고 11개 채권에 대한 거래를 중단했으며, 중국의 대표적 부동산투자신탁(리츠)인 중룽(中融)국제신탁 투자상품 일부가 만기 상환의무를 지키지 못했다.
게다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특정 중국 첨단 반도체 및 양자 컴퓨팅에 대한 미국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헤지펀드를 포함한 투자자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고 있다.
14일 공시자료에 따르면 코튜, D1캐피털, 글로벌 타이거 등 미국 헤지펀드들이 2분기 중국 주식 비중을 낮췄다.
USB는 보고서에서 지난 2주간 헤지펀드들이 중국 반도체 부문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고 전했다.
한편 JP모건은 이날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우려가 중국 부동산 부문 전반으로 확산할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신흥시장 기업 관련 하이일드(고위험 고수익) 채권의 디폴트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JP모건은 올해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의 디폴트 전망치를 6%에서 9.7%로 올리고, 아시아 전망치도 4.1%에서 10%로 상향 조정했으나 이중 중국 부동산 부문을 제외하면 1%로 떨어진다고 전했다.
JP모건은 비구이위안의 채무불이행 규모가 99억 달러(약 13조2천억 원)에 달해 이를 포함할 경우 올해 들어 현재까지 중국 부동산 부문의 총 디폴트 규모는 170억 달러(약 22조7천억 원)에 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비구이위안 디폴트로 인해 중국의 중소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디폴트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그 규모도 80억 달러(약 10조7천억원)에 달할 수 있고, 다른 하이일드 채권에 영향을 미쳐 추가로 20억 달러(약 2조7천억원) 규모의 디폴트가 나타날 수 있다고 JP모건은 추정했다.
nadoo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