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다시 꿈틀…금융당국, 은행권 주담대 고삐 죈다
50년 만기 주담대·인뱅 대출 심사 등 중점 점검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속도도 조절…"선제적 대응 차원"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금융당국이 최근 가계부채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관리 강화 등을 통해 '속도 조절'에 나선다.
금융위원회는 10일 이세훈 사무처장 주재로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주택금융공사, 은행연합회 등 유관기관과 함께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지난 4월 이후 가계대출이 주택시장 정상화 국면을 맞아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당장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는 수준은 아니지만, 증가세가 확대·지속될 경우 거시경제·금융안정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은행권이 주담대 등 여러 대출을 취급하면서 느슨해진 부분은 없는지 중점 점검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다수 은행이 최근 출시한 50년 만기 주담대 등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을 우회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없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만기가 늘어나면 월 상환액이 줄어드는 만큼 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 등이 비대면 채널을 통해 주담대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차주 소득심사를 면밀히 하고 있는지, 과도한 대출에 따른 연체 위험 등을 충분히 관리하고 있는지 등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기로 했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 상품이 가계부채 증가세를 부추겼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하반기 공급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지난달 말 기준 31조원이 공급되며 실수요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미 연내 목표 공급액(39조6천억원)의 80%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8월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0.25%포인트(p) 상향 조정한 데 이어 향후 공급 추이·조달금리 여건 등을 감안해 추가 조치도 강구하기로 했다.
이밖에 가계부채 '질적 개선'을 위한 정책 과제도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분할 상환 및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고, 청년층·취약계층 등이 연체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상환 능력 확인·채무조정 지원 등과 관련한 개선 과제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세훈 사무처장은 "아직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금융 안정을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볼 순 없지만 일단 증가세가 본격화되면 적정 수준으로 긴축하기 쉽지 않다"면서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선제적으로 가계부채 리스크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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