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선관위에 사이버 공격…"유권자 수백만명 정보에 접근"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선거관리위원회가 8일(현지시간) 복합적인 사이버 공격을 받아서 해커들이 내부 이메일과 선거인 명부 사본에 접근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과 BBC 등이 보도했다.
선관위는 해커들이 2021년 8월 처음으로 시스템에 접근했는데 작년 10월에야 파악됐다고 밝혔다.
1년여간 해커들은 2014년부터 2022년 사이에 등록한 유권자들의 이름과 주소가 담긴 선거인 명부 사본에 접근할 수 있었다. 이 사본은 리서치 목적으로 보관한 것이다.
선관위는 적대적 행위자들의 정체를 자세히 공개하진 않았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으로 영국 민주주의 제도가 해커들의 표적이라는 점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다만, 선관위는 "해킹이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칠 위험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유권자들의 이름과 주소 등 상당수 자료는 이미 공개돼있다는 것이다.
영국 의회 위원회는 2020년에 러시아가 2014년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투표에 개입했다고 말했으며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때도 비슷하게 관여한 의혹이 있다고 언급했다.
선관위는 성명에서 "우리는 적대 행위자들이 어떤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 알고 있지만 어떤 파일에 접근했는지는 입증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이번 공격을 조사하기 위해 국가사이버안보센터(NCSC) 및 외부 전문가들과 협력했고 IT시스템 보안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을 거치느라 그동안 피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선관위는 설명했다.
영국은 작년 11월 선거에 외국 세력이 간섭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각료급에서 대응반을 꾸렸으며 최근엔 그런 공격을 할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국가 안보법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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