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핵탄두 양보다 질 우선…정밀타격·요격방지 집중"
日 "中, 2035년까지 핵탄두 1천500기"…中전문가 "서방 관측과 달라"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핵무기의 대규모 증강에 나섰다는 서방의 관측과 달리 핵 프로그램에서 양보다는 질에 집중하고 있다고 중국 전문가들이 주장했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군사 전문가 저우천밍과 쑹중핑은 나란히 이같이 주장하며 중국군의 핵무기 전략에 대한 일본과 미국 등의 평가를 일축했다.
지난달 말 일본은 방위백서에서 군비를 빠르게 늘려온 중국의 군사 동향에 대해 "일본과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 사항이면서 최대의 전략적 도전"이라며 "중국이 2035년까지 1천500발의 핵탄두를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 현재 중국 인민해방군이 35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은 핵과 미사일 전력은 물론, 해군과 공군에 중점을 두고 양적, 질적으로 광범위하고 빠르게 군사력을 향상해왔다"고 진단했다.
앞서 미국과학자연맹(FAS)은 지난 3월 '세계 핵군사력 지위 지수'를 발표하며 중국의 핵탄두가 약 410기이며 추가로 생산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저우천밍은 중국의 국가 전략은 핵 억지력 극대화에 기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50년대 이후 중국은 정밀 타격 기술과 요격 방지(침투), 파괴력을 포함해 핵 억지력 극대화에 엄청난 자원을 쏟아부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핵무기 선제공격 금지 정책을 고수하고 있으며, 기존 핵탄두만으로도 미국 남동부의 주요 방위 산업 기지와 핵심 기업의 90%를 타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 방위백서에서 추산한 중국의 핵탄두 350기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수 있는 기성 핵탄두를 언급한 것으로, 이는 중국에 미국의 어디든 타격할 수 있는 광범위한 장거리 타격력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쑹중핑은 "중국의 전략은 서방이 생각하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며 서방 핵 강국들은 핵탄두가 많을수록 더 힘이 세진다고 여기지만 중국은 단순히 양만이 아니라 질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0월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강대한 전략적 억지력 체계를 구축하고 전투 지향적인 군사 훈련을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전략핵 역량 증강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쑹중핑은 중국의 핵 개발이 냉전 시대의 낡은 방식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며, 서방이 생각하는 것처럼 중국이 미국과 러시아를 따라 핵탄두를 크게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FAS 분석에 따르면 핵탄두는 러시아가 5천889기로 가장 많고, 미국 5천244기, 중국 410기, 프랑스 290기, 영국 225기, 파키스탄 170기, 인도 164기, 이스라엘 90기 순이었다.
쑹중핑은 "일본과 미국이 걱정하는 것은 중국이 미국을 따라 저위력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냐는 점"이라고 말했다.
저위력 핵무기는 대량 살상을 일으키는 기존 핵무기와 달리 정밀 타격을 위해 사용된다.
지난해 미국 국방부는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인민해방군이 머지않아 저위력 핵탄두를 중거리 탄도미사일 둥펑(東風·DF)-26에 장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대만을 둘러싼 분쟁시 미국이 중국 함대를 향해 저위력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중국군도 그에 상응하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촉구한 중국 관영 매체들의 논평을 인용해 그같이 관측했다.
DF-26은 사거리 3천∼5천741㎞로 괌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어 '괌 킬러'라는 별명이 붙었다.
저우천밍과 쑹중핑은 인민해방군이 전술핵무기를 위한 플랫폼으로 DF-26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중국은 선제 타격을 당했을 때만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우천밍은 그러면서 중국은 여전히 저위력 폭탄이 아닌 강력한 ICBM 개발에 가장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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