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안보리서 러 맹비난…"식량 무기화 중단하라"
"러, 흑해곡물협정 중단이 식량난 가중…협박 그만하라고 말해야"
美, 8월 안보리 의장국 기간 식량문제 의제화 방침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가 세계의 '식량 불안정'(Food insecurity)을 가중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통로인 흑해를 볼모로 잡은 협박(blackmail)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오전 유엔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며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중단을 비판하며 "기아를 무기화해선 안 된다"라고 밝혔다.
미국은 안보리 순회의장국을 맡는 8월 한 달간 세계 식량 불안정을 집중 의제로 논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식량 시스템을 공격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식량 불안정 악화의 책임을 러시아에 돌렸다.
전쟁 중에도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보장해온 흑해곡물협정은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체결됐으나, 지난달 17일 러시아가 더는 이 협정을 이어가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중단됐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항구를 막지 않았다면 애초 협정이 필요치 않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흑해 항로를 통한 우크라이나 수출 밀의 3분의 2는 신흥국으로 향하는 것이었다"며 "케냐 외무장관은 이를 두고 러시아를 향해 '등에 칼을 꽂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크렘린은 국제 제재 때문에 협정에서 나왔다고 주장하지만, 제재는 식량과 비료는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모든 안보리 이사국과 유엔 회원국은 모스크바에 '흑해의 협박 수단화는 이미 충분하다'라고 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식량 불안정 해소와 아이티와 아프리카 11개국 지원을 위해 3억6천200만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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