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이어 브라질도 금리인하…남미 각국 인플레 개선에 자신감
"다음 회의서도 추가 인하"…멕시코·페루 등도 가세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남미 각국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에 힘입어 줄줄이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 중앙은행은 이날 통화정책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셀릭(Selic)을 기존 13.75%에서 13.25%로 0.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이는 다수 전문가가 전망한 0.25%포인트 인하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추가 인하도 예고됐다.
중앙은행은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하락하고 있다"며 통화정책위원회 위원들은 다음 회의에서도 같은 규모로 추가 감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브라질의 인플레이션 상황은 최근 상당히 개선됐다.
월 물가 상승률은 현재 3.16%로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3.25%보다 낮다. 지난해 초에는 월 물가 상승률이 12% 안팎까지 오르기도 했다.
브라질·아르헨티나 담당 경제학자인 아드리아나 두피타는 블룸버그통신에 "근원 인플레이션 지수 및 전망치가 낮고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어 중앙은행이 마침내 강도 높은 긴축적 통화 정책을 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두피타는 "우리는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11.75%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페르난두 아다지 재무장관도 중앙은행의 결정에 대해 "고무적"이라며 반겼다.
지난 1월에 취임한 룰라 대통령은 현 금리 수준이 터무니없으며, 실업률을 높이고 있다는 주장을 펴며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다.
앞서 칠레도 지난달 28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남미 국가로는 처음으로 기준 금리를 10.25%로 1%포인트 대폭 내렸다.
칠레 월간 물가지수도 지난 6월 7.6%로 작년 8월의 14.1%와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칠레와 브라질에 이어 멕시코와 페루 등 다른 남미 국가도 금리 인하 행렬에 가세할 것으로 전망했다.
멕시코와 페루의 6월 물가지수도 각각 5.1%, 5.9%로 지난 몇 달간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이들 남미 국가가 지난 2년간 공격적으로 긴축에 나선 덕분에 물가가 잡혔다고 평가한다.
브라질은 2021년 3월 당시 역대 최저 수준인 2%의 기준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 14%까지 끌어올렸고, 칠레도 2021년 7월 기준 금리를 0.5%에서 0.75%로 올린 것을 시작으로 11.25%까지 인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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