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라이트 라이벌 밀러·쿠어스, 마케팅에 1억달러 추가 투입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경쟁사 위기가 우리에겐 기회다"
미국의 대표적인 맥주 브랜드 '버드라이트'(Bud Light)가 성전환 인플루언서에게 협찬했다가 전통적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고 매출이 급감한 가운데 경쟁 브랜드 '밀러 라이트'(Miller Light)와 '쿠어스 라이트'(Coors Light)가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2일(현지시간) 경제전문매체 시카고 비즈니스와 폭스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밀러 라이트와 쿠어스 라이트를 판매하는 맥주업체 몰슨 쿠어스(Molson Coors)는 버드라이트 위기가 창출한 새로운 시장 확대 기회를 잡기 위해 올해 하반기 마케팅 비용을 1억 달러(약 1천300억 원) 추가 투입할 방침이다.
몰슨 쿠어스는 지난해 미국내 광고비로 6억9천200만 달러(약 8천900억 원)를 쓴 바 있다고 광고전문매체 애드에이지(AD Age) 데이터센터 측은 전했다.
시카고에 본사를 둔 미국-캐나다 합작회사 몰슨 쿠어스의 경영진은 전날 2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위한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개빈 해터슬리 몰슨쿠어스 최고경영자(CEO)는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경쟁사 맥주보다 우리 맥주를 찾는다"며 "쿠어스 라이트와 밀러 라이트 판매량의 합이 버드라이트 판매량보다 50% 더 많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잡은 모멘텀을 살리기 위해 충분한 투자를 할 계획"이라며 "마케팅에 1억 달러를 추가 투입해 우리에게 온 새로운 고객들을 확실히 붙잡겠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맥주회사 앤하이저부시(AB)의 주력 브랜드 버드라이트는 지난 4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코미디언 겸 배우 딜런 멀바니(26)에게 멀버니의 얼굴이 그려진 특별 캔을 제작해 선물했다가 역풍을 맞고 20년 이상 유지해온 미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1위는 멕시코 맥주 '모델로'(Modelo)가 차지했으나 몰슨쿠어스도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지난 분기동안 몰슨쿠어스 미국 사업부의 순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26억 달러(약 3조3천500억 원)를 기록했다. 쿠어스 라이트·밀러 라이트·쿠어스 뱅큇 맥주 판매량이 각각 두자릿수씩 늘어났다.
몰슨쿠어스 2분기 총매출은 32억6천만 달러(약 4조2천억 원), 순익은 3억4천240만 달러(약 4천400억 원)로 집계됐다.
사측은 "2005년 캐나다 몰슨과 미국 쿠어스가 합병한 이래 최고치 기록"이라고 밝혔다.
반면 앤하이저부시는 지난주 직원 350명 추가 해고 방침을 발표했다. 이들은 오는 3일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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