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유력 야당 대표 내란선동·절도 등 혐의 기소(종합)
다카르서 시위대-경찰 충돌…내무장관, 야당 해산 명령
통신장관 "SNS서 '혐오 메시지' 확산…인터넷 접속 제한"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세네갈의 유력 야당 대표가 내란 선동과 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고 블룸버그 통신과 알자지라 방송 등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검찰은 최근 야당 '파스테프'(PASTEF)의 우스만 송코(49) 대표를 내란 선동과 공공질서 훼손, 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미 청소년을 타락시킨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고 자택 연금 중이던 송코 대표는 지난 28일 자신을 감시하던 경찰관의 휴대전화를 빼앗은 혐의로 체포됐다.
송코 대표는 같은 날 오후 체포 직전 소셜미디어(SNS)에서 경찰관이 자신을 불법 촬영해 실랑이를 벌였다고 전한 바 있다.
송코 대표는 지난달 1일 안마시술소 직원 성폭행 사건 선고심에서 강간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청소년 타락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형사 범죄 유죄 판결로 그가 내년 2월 대선에 출마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자 그의 지지자들이 항의 시위에 나섰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이를 진압했다.
국제앰네스티(AI)에 따르면 당시 사흘간 이어진 시위대와 진압 경찰의 충돌 과정에서 23명(세네갈 정부 집계 16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아브두 카림 디오프 검사는 "송코 대표가 지지자들에게 거리로 나설 것을 촉구해 시위가 촉발됐다"며 "이번에 기소된 혐의는 지난번 유죄 선고를 받은 형사 범죄와는 별개"라고 말했다.
한편 세네갈 내무부 장관은 이날 시위대가 다시 수도 다카르에서 경찰과 충돌함에 따라 송코 대표의 정당 파스테프를 해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세네갈 통신부 장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소셜미디어에서 '혐오스러운 메시지'가 퍼지고 있다"며 "오늘부터 인터넷 접속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에너지는 세네갈의 정치적 혼란으로 이튿날인 다음 달 1일부터 72시간 동안 현지의 모든 주유소를 폐쇄하기로 했다.
2019년 대선에서 16%의 득표율로 3위를 차지한 송코 대표는 내년 2월 대선에서 최근 불출마 방침을 밝힌 마키 살 현 대통령 소속 여당의 가장 유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세네갈에서는 2021년 3월에도 송코 대표가 성폭행 혐의로 체포되면서 촉발된 항의 시위가 격화해 시민 12명이 숨졌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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