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노조 불법행위→건설 이권 카르텔 겨냥…"도려내겠다"(종합)
"모든 책임은 좌든 우든 이권 카르텔에"
LH 시흥은계지구 수돗물 이물질·15개 단지 철근 누락 '90도 사과'
은계지구 상수도관 20km 전체 교체 추진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건설현장에서의 노조 불법행위 근절에 집중해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번엔 '건설분야 이권 카르텔'을 겨냥했다.
원 장관은 철근 누락, 수돗물 이물질 등 최근 논란이 된 아파트 부실 공사 문제의 근본적 원인으로 '이권 카르텔'을 지목하며 도려내겠다고 선언했다.
건설 이권 카르텔과의 '전쟁'을 올 하반기 주요 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원 장관은 30일 오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에서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를 열어 경기 시흥 은계지구 LH 아파트단지의 수돗물 이물질 문제와 LH 발주 아파트의 철근 누락 문제를 논의했다.
원 장관은 "생활의 기초인 먹는 물과 안전의 기본 중 기본인 시설물에서 문제가 생긴 것은 어떤 변명으로 덮을 수 없으며,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할 사안"이라며 "국민 신뢰를 한 몸에 받아야 할 LH 아파트에서 심각한 문제 발생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한준 LH 사장과 나란히 서서 90도로 허리를 굽혀 사과하며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원 장관은 "시흥 은계지구의 불량 (상수도관) 자재를 구매 및 감독한 책임자와 지하주차장을 무량판 구조로 설계·시공하면서 전단보강근(철근) 누락이 생기게 한 설계 및 감리 책임자에 대해 가장 무거운 징계 조치와 함께 즉각 수사 의뢰, 고발 조치를 해달라"고 LH에 지시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모든 책임은 좌든 우든 이권 카르텔에 있다"며 "반(反) 카르텔 자유 공정 정부로서 단호하게 조치하고 건설 분야에서의 이권 카르텔에 대해 전반적인 혁신 조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만3천여가구가 입주한 은계지구 아파트 단지에선 상수도관 내부 코팅제(에폭시 소재)가 떨어져 나와 2017년 입주 이후부터 수돗물에서 검은색 가루가 나오는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LH는 뒤늦게 상수도관 교체를 약속했지만, 상수도관 납품 업체가 자재 계약 때 LH 담당자에게 부정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주민들은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했다.
1년 매출이 140억원가량인 이 업체는 은계지구에 상수도관을 두 차례 납품했다. 총 24억원 규모다. LH가 추후 구상권을 청구해야 하지만 사실상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원 장관은 LH가 앞서 밝힌 은계지구 상수도관 3km 교체뿐 아니라, 시흥시가 건의한 20km 전 구간 교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문제의 상수도관 제조업체가 납품한 다른 현장에 대해서도 전면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지하주차장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된 LH 발주 15개 아파트단지에 대해선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입주민들이 선택한 기관에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이번 일을 계기로 건설 현장에서 수십 년 넘게, 가깝게는 지난 6∼7년간 비정상이 쌓이고 쌓인 부분의 이권 카르텔을 도려내고, 업무 부실은 근본적으로 끊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문가와 국민들의 심판대 위에 LH부터 올라가라"며 인사 조치와 수사 의뢰를 예고한 뒤 "(국토부의 문제가 발견될 경우) 우리 스스로를 고발하는 조치까지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올해 하반기 (건설분야 이권 카르텔 혁신을) 집중적인 주요 업무로 삼겠다"고 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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