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암석 붕괴 겨우 피한 스위스 마을, 호우 내리자 다시 불안
관할 지자체 "호우로 낙석 늘어…면밀히 모니터링 중"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거대 암석 붕괴로 주민들이 전원 대피했던 스위스의 한 산간 마을에 대피령이 해제됐지만 최근 많이 내린 비로 추가 붕괴 가능성이 제기되자 다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스위스 동부 그라우뷘덴주(州) 등에 따르면 이 지역 산간 마을인 브리엔츠 일대에는 이달 들어 많은 비가 내렸다.
브리엔츠 마을은 인근의 산에서 지반 침하 현상이 가속하면서 지난달 16일 거대한 암석 덩어리가 부서져 내린 곳이다. 이 산사태는 많은 스위스 신문·방송들이 앞다퉈 현장 상황을 전할 정도로 관심이 쏠렸던 사안이다.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흔들리는 암석 덩어리의 크기가 200만㎥에 달하며 붕괴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자 붕괴를 한 달 앞둔 지난 5월 주민 전원 대피령을 내렸다.
실제로 암석은 부서져 내렸고, 돌덩이와 토사가 브리엔츠 마을 입구 앞에서 멈춰 섰다. 마을을 집어삼킬 것 같던 토사가 코 앞에서 겨우 진행을 멎은 셈이다. 이로부터 일주일쯤 뒤 당국은 추가 위험 징후가 나오지 않자 대피령을 해제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브리엔츠 마을 일대에 집중된 비가 다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암석 덩어리가 부서진 산에 이달 초부터 전날까지 85㎜가량의 비가 내렸고, 지난 21일에는 14㎜의 비가 단시간에 쏟아지는 등 다시 지반을 약하게 만들 요인이 발생했다.
관할 지자체인 알불라는 아직 대피령을 다시 내리지는 않았지만 강우량과 지반 침하 현황 등을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알불라는 공지문에서 "강우량 증가로 브리엔츠 마을 주변의 낙석이 늘고 있다"며 "아직 마을에 심각한 위험은 없지만 진행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알불라는 산 주변에 배수터널을 만드는 사업을 우선 추진 중이다. 지반 침하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땅속의 수압 증가가 지목되자 산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배수터널을 뚫고 수압을 내리는 해법이 제시된 것이다.
그라우뷘덴주 지방의회는 배수터널 사업에 지방예산을 사용하되,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을 요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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