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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뿐 아니다…시리아 상공에서 미·러 일촉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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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뿐 아니다…시리아 상공에서 미·러 일촉즉발
러 전투기, 미 무인기 잇달아 공격…확전 부를 수도
"미군에 시리아 철수 유도하는 듯"…미, 드론 격추시 대응책 고심 중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조된 미국과 러시아의 무력 충돌 우려가 시리아 상공에서 더 선명히 부각되고 있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 전투기가 26일(현지시간) 시리아 서북부에서 플레어를 발사해 미군 무인기 MQ-9 리퍼의 날개를 망가뜨렸다.
플레어는 전투기가 적외선 추적 유도 미사일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근처에 떨어뜨리는 불덩어리(섬광탄)로, 공격 무기는 아니다.
러시아 전투기는 사흘 전인 이달 23일에도 시리아에서 플레어로 미군의 다른 MQ-9 리퍼를 훼손했다.
두 무인기는 기체가 훼손됐지만 기지로 귀환할 수는 있었다.
전문가들은 무인기가 격추라도 됐다면 미국과 러시아의 충돌을 우려할 만큼 긴장 수위가 현격히 높아졌을 것으로 본다.
러시아 전투기는 앞서 이달 5일에도 시리아 상공에서 작전 중이던 리퍼의 근처에서 위협 비행을 하며 플레어를 발사해 리퍼가 회피 기동을 해야 했다.
미군 드론을 겨냥한 러시아의 거듭된 도발은 미군의 시리아 철군을 유도할 목적으로 이뤄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프랭크 매켄지 전 미국 중부사령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판돈'을 비싸게 올려 미국이 떠나게 하려는 것"이라며 "러시아는 (장기적) 긴장완화를 목적으로 (단기적) 긴장을 고조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시리아 내전 중에 발호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퇴치하기 위해 시리아에서 자국군을 운용하고 있다.
현재 미군 900명 정도는 IS가 패퇴한 뒤에도 남아 현지 쿠르드족 군사 조직의 IS 패잔병 소탕을 지원하고 있다.

양국의 시리아 내 마찰은 러시아가 바샤르 알아사드의 시리아 정권을 비호하기 위해 2015년 시리아에 자국군을 파병하면서 시작됐다.
그간 양국은 지휘부 간 직통 대화 라인을 운영해 무인기 운영 등 작전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우발적 충돌을 회피해왔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갈등 속에 그런 조율이 불확실해지는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5일과 23일 무인기가 위협받았을 때 러시아의 도발을 비판하며 비전문적 행동이라며 동영상까지 공개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보란 듯 이날 추가 도발을 강행해 앞으로도 멈출 의사가 없다는 점을 시사했다.
미군 드론을 위협한 러시아 전투기에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쓰는 알파벳 Z 문양이 뚜렷하게 새겨져 있었다.
러시아는 올해 3월 흑해 상공에서 자국 전투기가 미군 무인기 프로펠러를 훼손했을 때는 조종사들을 포상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군은 러시아 전투기가 무인기를 격추하기라도 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까지 내다보고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WSJ은 미국 관리들이 러시아가 미군 무인기를 떨어뜨린다면 어떻게 대응할지 비군사적 수단을 포함해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한 국방관리는 "그런 상황은 더 큰 관심을 둬야 할 사태라는 점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앤드루 와이스 연구원은 "러시아는 미국이 도전받지 않는다는 관념을 깨고 싶어 한다"며 향후 계속될 수 있는 위협의 성격을 설명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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