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F-16, 곡물수출 안전 보장"…전투기 신속 지원 촉구
"지원 결정 이행에 시간걸려"…러, 흑해 곡물 운송선 위협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F-16 전투기를 제공받으면 국제시장으로의 곡물 수출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속한 전투기 지원을 거듭 촉구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프랑스 공영방송 프랑스24와의 인터뷰에서 "F-16이 도입되면 우리는 우크라이나 곡물의 국제시장 수출에서 러시아로부터 위협을 당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투기를 더 빨리 받으면 받을수록 그만큼 더 빨리 효율적이고 보호받는 새로운 수출로를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쿨레바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F-16 제공 문제는 이미 결정됐다"면서 "다만 이 계획의 이행에 시간이 걸릴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투기 제공이 더 빨리 이루어질수록 수백만t의 곡물이 더 빨리 세계 시장에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F-16 지원이 러시아 점령지를 되찾기 위한 우크라이나군 반격 작전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뿐 아니라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파기로 위기를 겪는 세계 곡물 시장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이란 주장이었다.
러시아는 지난 17일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1년 전 우크라이나와 체결했던 흑해곡물협정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뒤 흑해 해역의 안전 보장을 철회하고 흑해 북서쪽 해역을 임시 위험 지역으로 재지정한다고 밝혔다.
또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가는 모든 선박은 잠재적으로 군사 화물을 실은 적대적 위협으로 간주하겠다면서 민간 화물선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러시아는 실제로 곡물협정 탈퇴 뒤 우크라이나의 흑해 주요 수출항인 오데사 등에 연일 미사일 공격을 퍼붓고 있다.
이처럼 흑해 운항 안전이 위협받으면서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크게 밀리는 공군 전력 보강을 위해 F-16 전투기를 지원해 달라고 서방에 줄기차게 요청해 왔다.
하지만 확전을 우려한 미국은 오랫동안 F-16 직접 수출은 물론 동맹국들이 재수출 형태로 이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데도 난색을 보였다.
그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을 위한 F-16 훈련을 승인하면서 전투기 지원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후로도 실제 전투기 제공 일정은 여전히 공표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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