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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찍는 줄 "검은 사복 남성이 전속력 질주"…JSA 방문객 깜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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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찍는 줄 "검은 사복 남성이 전속력 질주"…JSA 방문객 깜놀
판문점서 킹 이등병 월북 장면 목격한 외국인 관광객들 목격담 속출
"하하하 웃더니 돌연 군사분계선 넘었다" "완전 멍청이라고 생각"
JSA측, 사진 외부 공유 금지령…일부선 유엔사 관광객 관리감독 '구멍'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23) 이등병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돌연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으로 건너간 사건과 관련, 19일 현장에 있던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해당 병사가 월북하는 과정에서 보인 모습은 주변에 있던 관광객들의 눈에 매우 기이한 행동으로 비쳤다.
뉴질랜드 매체 '1뉴스'는 지난 18일 판문점에서 안보 견학에 참여하고 있던 사라 레슬리의 목격담을 전했다.
그는 군인들의 감시 속에 다른 관광객 무리에 섞여 이리저리 옮겨 다니던 중에 킹 이등병이 나타나며 '사건'이 시작됐다고 돌이켰다.
레슬리는 "갑자기 검은 옷을 입은 한 남자가 북한 쪽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것이 보였다"고 말했다.
당시 사복 차림이었던 킹 이등병을 보고서는 군인이라는 생각은 추호도 떠올리지 못했으며, 단순히 '틱톡' 영상을 촬영하는 줄 알았다는 것이다.


레슬리는 "처음 떠오른 생각은 완전히 바보같은 놈이라는 것"이라며 "그는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려갔다"고 전했다.
얼마 지나서 보초를 서던 군인들도 킹 이등병을 뒤쫓기 시작했지만, 그는 어느새 시야에서 모습을 감췄다.
레슬리가 속한 단체 관광객들도 주변 건물로 안내돼 들어갔다.
레슬리는 "다들 흥분한 상태였고, 건물에 들어갔을 때는 '하느님 맙소사'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현장에 있던 또다른 관광객인 스웨덴의 미카엘라 요한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신이 직접 본 상황을 묘사했다고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가 보도했다.
그 역시 한 남성 방문객이 군사분계선으로 달려가는 장면을 생생히 기억했다.
요한손은 "우리가 하루 종일 함께 다녔던 바로 그 단체에 있던 사람이었다"며 "우리 오른쪽에서 시끄럽게 '하하하' 하고 웃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 남자가 두 건물 사이로 달려가고는 반대편으로 넘어가 버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이에 반응하고, 실제로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를 깨닫기까지 1초 정도 걸렸다"며 "우리는 '자유의집'으로 들어가라는 지시를 받고는 군용 버스를 향해 뒤돌아 뛰었다"고 말했다.
요한손은 JSA 당국이 방문객들에게 '월북 사건 당시 사진을 외부에 공유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해왔다고 덧붙였다.

JSA 근무 경험이 있는 미군 예비역 중령 스티브 타프는 "'걸어다니는 안보'인 유엔군사령부의 경비연대 병사들은 통상적으로 방문객들에게 꽤 거칠게 대한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 소식을 접하고는 놀랐다"고 말했다. 유엔근무사령부의 방문객 '관리감독'이 구멍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취지의 지적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남북 양측이 모두 총기를 휴대하고는 상대방을 바라보며 경계하는 형태였다면, 지금은 방문객들을 감시하는 것이 주요 임무라는 점에서다.
타프는 "이번이 아마 코로나19 이후 첫 접촉일 것"이라며 "이런 사건들에 대한 과거 자료가 너무 적기 때문에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 예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 제4보병사단 소속인 킹 이등병은 전날 미국행 비행기 탑승을 위해 이송되던 중 탈출, 한 민간 여행사를 통해 JSA를 견학하던 도중 돌연 군사분계선을 통해 월북했다.
미 매체들에 따르면 킹은 한국에서 현지인들과 말다툼한 일로 수용시설에 47일간 구금됐고, 석방된 뒤 주한미군 기지 내에서 1일간 감시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킹은 작년 10월 서울 마포구에서 폭행 사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순찰차 문을 여러 차례 걷어차 망가뜨린 혐의로 기소돼 올 2월 서울서부지법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사실이 연합뉴스 취재로 확인됐다.
d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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