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상반기 수출 8.9% 줄어…5%대 성장목표 '빨간불'
내수 부진으로 수입도 줄어…무역흑자 1년 전보다 20% 감소
정부 "선거 앞두고 정부·정당 지출 늘어날 것…경기 전망 낙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의 수출액이 1년 전보다 10% 가까이 줄어들자 2년 연속 5%대 성장을 기대하는 인도네시아의 경제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17일 인도네시아 통계청(BP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1천287억 달러(약 163조원)로 지난해 상반기(1천412억 달러·약 179조원)보다 8.9% 감소했다.
인도네시아의 주요 수출품인 석탄과 팜유, 니켈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다른 수출품들의 전 세계 수요도 약화해서다.
특히 지난달의 경우 석탄과 팜유 수출액이 크게 줄어들면서 수출액은 206억 1천만달러(약 26조1천억원)를 기록, 1년 전보다 21.2% 감소했다. 로이터 통신이 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예상치(-18.9%)보다 감소 폭이 컸다.
수입도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지난 상반기 수입액은 1천87억 달러(약 138조원)로 1년 전보다 6.4% 줄었다. 지난달에도 내수 부진으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수입액은 1년 전보다 18.4% 감소해 설문조사 예상치(-7.8%)보다 많이 줄었다.
상반기 수입액이 줄었지만 수출액은 더 많이 줄면서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1년 전보다 20.4% 감소한 199억 달러(약 25조2천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수출과 수입이 부진하면서 2년 연속 5%대 경제성장률 달성이라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목표에도 비상이 걸렸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5.3% 늘어나며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5%대 성장률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겠지만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일상 회복 영향으로 수요가 유지되면서 5%대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고, 중국의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전망과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제로 코로나' 종식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인도네시아 경제에도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스리 물야니 인드라와티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은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내년 2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부와 정당의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재정 면에서도 양호하다며 경기 전망을 낙관했다. 그는 "가계 소비가 양호한 것도 경제에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가 올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직은 BI가 올해 내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주장이 많지만, 일각에서는 많게는 두 차례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트리메가 증권의 파크룰 풀비안 이코노미스트는 물가가 3%대로 안정적이고 수입액도 감소해 "올해 안에 금리를 0.5%포인트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고 관측했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