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사업체들, 반란 후에도 140억원 음식공급 계약 체결
학교 등에 급식 제공…기존 거래 기관들도 "계약파기 의사 없어"
바그너 지휘관 "벨라루스에 용병 배치 준비…조국·국민 도울 것"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시도 이후에도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연관된 사업체들이 러시아 내 학교·병원 등과 10억 루블(약 140억원) 규모의 음식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RTVI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이 진행된 지난달 24일 이후 프리고진과 연관된 사업체들이 러시아 내 학교, 병원 등에 음식을 공급하기로 새롭게 체결한 한 계약은 모두 9건으로, 그 규모는 10억 루블 이상이다.
이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것은 음식 공급 업체 '프로드푸트서비스'와 모스크바 근교 미티시 행정부 교육국이 체결한 7억500만 루블(약 100억원) 상당의 계약이다.
이 계약으로 해당 업체는 2025년까지 이 지역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급식을 제공하게 된다.
이밖에 프리고진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AVK', '루소츠캐피탈' 등도 모스크바 보건국 산하 병원, 진료소 등과 8건의 음식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현지 매체 RBC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AVK의 전화번호는 프리고진이 소유한 음식 공급업체 '콩코드M'의 자회사인 'SP 콩코드'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루소츠캐피탈은 프리고진이 소유한 다른 사업체들이 경쟁업체들과의 입찰에서 이길 수 있도록 들러리 역할을 정기적으로 수행했고, 프로드푸트서비스 전 소유주는 프리고진 소유 업체 '콩코드 플러스'의 대표이사로 재직한 경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TVI는 새 계약 체결 외에 이미 프리고진 관련 업체들과 음식 공급 계약을 체결한 국가기관들도 이를 파기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AVK와 계약을 체결한 러시아 외무부 산하 의료·건강센터는 "지금까지 음식 공급에 관한 불만이 없었기 때문에 계약을 종료할 근거가 없다"고 RTVI에 밝혔다.
모스크바 보건국 역시 "계약 해지는 연방법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와 군 수뇌부가 바그너 부대 진지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비난한 뒤 이튿날 수천 명의 용병을 이끌고 주둔 중이던 우크라이나에서 국경을 넘어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 지역으로 진격했다.
용병들은 이후 하루 만에 1천㎞ 가까운 거리를 달려 모스크바로 접근했으나, 프리고진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협상을 통해 처벌 취소와 벨라루스행을 조건으로 반란을 중단했다.
이후 프리고진과 바그너 그룹 지휘관 등 35명은 반란 중단 닷새 만인 지난달 29일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3시간 동안 면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프리고진과 무장 반란에 가담했던 바그너 그룹 용병들의 소재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다.
다만 바그너 그룹은 용병들의 벨라루스 배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그너 그룹 지휘관 가운데 한명인 안톤 옐리자로프는 최근 한 텔레그램 채널과 인터뷰에서 "프리고진은 모든 용병이 8월 초까지 휴가를 보내도록 했으며, (휴가)이후 해야 할 임무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용병들의 벨라루스 배치를 위해 "우리는 기지와 훈련장, 벨라루스 지방 행정기관 등과의 협정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그너 그룹 용병들은 러시아 국민이 부를 때 조국과 국민을 도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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