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네켄·포스코 등 여러 다국적 기업 러시아서 계속 사업"
예일대 연구팀 집계…"韓 기업 7개 중 6개는 러 사업 중단"
"러시아 잔류 기업에 서방·일본·중국 기업 다수"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1천여개의 다국적 기업이 러시아에서 철수하거나 사업 규모를 줄였지만 아직 많은 기업이 남아 러시아의 전쟁 노력에 보탬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예일대 최고경영자리더십연구소(CELI) 연구팀 집계에 따르면 개전 이후 지금까지 러시아에서 사업하던 기업 1천여개가 국제사회의 대러시아 제재를 준수하는 데 필요한 최소 규모보다 더 사업을 축소하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러시아에서 여전히 사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사업 철수 정도에 따라 기업들을 ▲ A: 완전 철수 ▲ B: 대부분 사업 일시 중단하면서 복귀 가능성 열어둠 ▲ C: 사업 축소 ▲ D: 신규 투자 보류하며 '시간 벌기' ▲ F: 평소대로 사업 등 5개 등급으로 분류했다.
가장 낮은 F등급에는 225개 기업이 있는데 한국 기업으로는 포스코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연구팀은 포스코가 러시아 자회사를 통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F등급에는 중국 최대 반도체기업 SMIC, 통신장비업체 ZTE, 농업은행, 중국국제항공 등 중국 기업이 많았다.
미국 의류 브랜드 게스, 통신회사 이리듐, 프랑스 의류 브랜드 라코스테, 독일 라이카 카메라 등 이름을 알만한 서방 기업과 미쓰비시중공업,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등 일본 기업도 다수 포함됐다.
연구팀이 집계한 다른 한국 기업으로는 러시아로 모든 운송을 중단한 HMM, 자동차 생산을 중단한 현대차, 러시아 항공편을 취소한 대한항공, 신제품 수출을 중단한 LG전자, 모든 제품 수출을 중단한 삼성이 B등급을 받았다.
연구팀은 기업들에 철수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명단을 처음 작성해 공개했으며, 전날 명단을 업데이트했다.
연구팀을 이끄는 제프리 소넌펠드 교수는 CNN 인터뷰에서 일부 기업은 철수하겠다는 약속을 하고도 지키지 않았다면서 "전쟁을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얻고 있다. 실망스러운 수준을 넘어 부끄럽고 비윤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기업으로 네덜란드 맥주기업 하이네켄, 생활용품업체 유니레버, 식품기업 네슬레,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 담배회사 필립모리스 등을 지목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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