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입금지 직격탄 中 신장 "면화 재배면적 줄여라"
'강제노동 금지법' 시행으로 신장산 수출 급감하자 대체 작물 전환 추진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미국의 전면적인 면화 등 신장산 제품 수입 규제로 직격탄을 맞은 중국 신장 위구르자치구가 면화 재배 면적 감축에 나섰다.
중국 정부 산하 현지 준군사조직인 신장 생산건설병단(이하 건설병단)은 최근 발표한 "면화 재배 감축 지도 의견'을 통해 "건설병단 농업농촌국이 주도적으로 나서 부적합 지역의 면화 재배 감축을 적극적이고 질서 있게 추진하라"며 "생산 보호구역의 면화 재배에 집중할 것"을 지시했다.
이어 올해 연말까지 면화 재배 부적합 지역인 21개 건설병단 면화 재배 농장 가운데 16개 농장의 면화 재배를 전면 중단하도록 했다.
또 나머지 5개 건설병단 농장의 면화 재배 면적은 2020년 수준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했다.
미국의 신장산 면화 수입 금지로 판로가 막히자 면화 재배 우량 농지를 제외한 경작지에 대해 대체 작물 전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신장은 중국 최대 면화 생산기지다.
작년 신장의 면화 생산량은 539만1천t으로 전년보다 5.1% 증가해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중국 전체 면화 생산량의 90.2%에 달하고, 전 세계 생산 면화의 20%를 차지하는 물량이다.
면화 재배 면적과 생산량 모두 28년 연속 중국 1위를 기록했으며, 신장의 농민 절반 이상이 면화 생산에 종사하는 이 지역 대표 농산물이다.
그러나 미국이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내세워 신장산 면화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작년 6월 발효된 미국의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은 강제 노동의 산물로 의심되는 신장산 완제품뿐만 아니라, 신장산 원료·반제품·노동력을 부분적으로 활용한 제품도 수입 금지 대상으로 규정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지난 2월 신장산 제품의 대미 수출액은 49만7천440달러(약 6억5천만원)로 전년 동월보다 90%가량 급감했고, 한때 신장 지역의 대미 최대 수출 품목이었던 의류는 수출 목록에서 사라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3월 보도했다.
면화 재배 농민들의 채산성도 악화했다.
중국 면화협회에 따르면 정부 보조금을 제외하면 면화 경작 농민들이 지난해 재배 지역 1무(667㎡)당 거둔 평균 이익은 58.4위안(약 1만500원)에 그쳐 전년보다 97% 급감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면화 재배 면적 조정에 나섰다.
중국 국가면화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중국의 면화 재배 면적은 4천140만 무(약 2만7천600㎢)로 1년 전보다 10.3% 줄었다.
이 가운데 신장 면화 재배 면적은 작년 말 기준 3천745만4천 무(약 2만5천㎢)로, 전년보다 0.4% 감소했다.
이런 면화 재배 면적 감소는 당국의 식량 안보 강조에 따라 곡물 생산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라고 센터는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신장의 면화 경작지 가운데 480만 무(약 3천200㎢)를 식용 작물 생산으로 전환하라는 지시가 하달됐으며, 면화 재배 농가에 대한 중앙정부 보조금도 줄었다고 전했다.
신장 면화 재배 면적 가운데 12.8%를 식용 작물 경작지로 전환토록 한 것이다.
정펑톈 인민대 교수는 "중국 정부는 집중 생산을 위해 신장을 면화 생산기지로 육성했으나, 미국 주도로 서방 의류업계가 신장산 면화 보이콧에 나서면서 섬유 수출이 영향을 받았다"며 "면화 재배 지역 다변화와 대체 작물 전환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p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