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의 여왕' 멕시코 자치단체장, 지역 갱단 수장과 조찬 논란
소셜미디어에 동영상 공개…최근 발견된 시신 곁엔 시장 협박 메시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한 자치단체장이 지역 갱단 수장과 아침 모임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대통령은 해당 경위를 철저히 파악할 것을 지시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최근 불거진 칠판싱고 시장의 이른바 '조찬 스캔들'과 관련, "현재 조사가 수행 중으로, (시장의) 불법 행위가 있다면 면책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주민의 공분을 불러온 이번 파문의 발단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10여초 분량의 동영상에서 비롯됐다.
해당 게시물에는 중부 게레로주 주도인 칠판싱고의 노르마 오틸리아 에르난데스(45) 시장이 한 남성과 악수하거나 함께 식탁에 앉아 아침 식사를 하는 장면이 담겼다.
해당 남성은 게레로주에서 주로 활동하는 악명 높은 갱단 '로스 아르디요스'(다람쥐들)의 수장으로 알려진 셀소 오르테가 히메네스였다고 엘우니베르살과 밀레니오 등 현지 일간지들은 보도했다.
집권당 국가재건운동(MORENA·모레나) 소속인 에르난데스 시장은 현지 매체에 "초대받아 간 자리에서 우연히 만난 것"이라며 관련 동영상이 악의적으로 편집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에 전체 영상 녹화분을 확보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지역 주민들은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장과 조직범죄 두목과의 연결 고리에 대한 방증이라며, 거센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티의 여왕'(Lady Pachangas)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사교 행사와 연회를 즐기는 그는 지역 내 비효율적인 쓰레기 수거 문제와 점증하는 강력 사건 등과 맞물려 주민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엘우니베르살은 전했다.
특히 지난달 24일 칠판싱고 지역의 한 차량에서 발견된 시신 곁에 에르난데스 시장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함께 있었다는 사실까지 공개되면서 "시장이 치안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는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당시 해당 메시지에는 '(에르난데스) 시장에게 인사를 보냅니다. 두 번째 아침 식사를 아직도 기다려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사건이 누구의 소행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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