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부는 한식 열풍…미쉐린 셰프 레스토랑부터 라면까지
에드워드 권, 5성급 호텔에 퓨전 한식 레스토랑 열어
쇼핑몰 K-라면 팝업스토어도 인기…하루 최대 3천명 몰려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동남아시아의 한류 거점인 태국에 K팝, K드라마에 이어 한식 열풍이 불고 있다.
태국 수도 방콕에서 미쉐린 셰프의 최고급 요리부터 라면과 김밥 등 분식까지 다양한 한식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현지 외식·유통 업계가 직접 나서 한식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
9일 방콕 시암 켐핀스키 호텔에 따르면, 이 호텔은 유명 셰프인 에드워드 권의 이름을 건 한식 레스토랑의 정식 영업을 지난 7일 시작했다.
'에드워드 권 방콕'이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은 10월 7일까지 3개월 간 팝업 형태로 운영되지만, 사전 오픈 기간부터 반응이 뜨거워 장기 프로젝트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콕의 최고급 호텔 중 하나인 시암 켐핀스키 호텔이 에드워드 권에게 제안해 협업이 성사됐다.
에드워드 권은 새우장, 불고기, 닭갈비, 육회, 전복찜, 물회, 갈비 등 친숙한 한식 대표 요리를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한 12가지 코스 요리를 내놓는다.
에드워드 권은 두바이의 7성급 호텔인 부르즈 알 아랍의 수석 총괄조리장 출신으로, 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들은 미쉐린 가이드에도 이름을 올렸다.
방콕에서 만난 그는 "지금까지 해외 주요 한식당은 국내 자본으로 운영됐는데 이번에는 국제적인 5성급 호텔이 투자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해서 더 많은 세계 호텔들이 한식과 한국 셰프들의 요리를 선보이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에서 한식이 주로 구이로만 알려졌는데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한식도 고급 정찬 요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방콕의 대형 쇼핑몰 시암 디스커버리에는 한국 라면 문화를 선보이는 팝업스토어에 태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보글보글 K-라면 팝업스토어'는 농심·팔도·오뚜기·삼양 등 한국 라면 제조업체 4개사의 라면 약 7천500개를 전시하고, 현장에서 라면을 직접 끓여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을지로 골목 등을 재해석해 한국의 분위기가 나도록 꾸몄고 오는 31일까지 운영된다.
태국 최대 유통기업인 시암 피왓 그룹과 한국 광고업체 이노션이 공동으로 기획한 매장이다.
양사는 지난 5월 동남아시아 시장 신규 비즈니스 창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한국 문화와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
이노션 관계자는 "하루 평균 1천500명, 최대 3천명이 다녀갈 만큼 반응이 폭발적"이라며 "현지 주요 언론과 인플루언서들이 다녀갔고, 태국 파트너인 시암 측도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태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킹파워 마하나콘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한국과 태국의 길거리 음식 등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방콕-서울 스트리트 배틀 푸드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한국 음식으로는 한우덮밥, 새우장, 어묵튀김, 돼지갈비, 김밥, 떡볶이 등을 즐길 수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사찰음식의 대가 정관 스님의 음식도 소개된다. 전남 백양사 천진암 암주 정관 스님은 넷플릭스 음식 다큐멘터리 '셰프의 테이블' 등을 통해 널리 알려졌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새벽 사원'으로 잘 알려진 방콕 왓 아룬에서 한국 사찰음식을 태국 승려 110명에게 대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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