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기자협회 "홍콩언론자유지수 역대 최저…中정부 비판 주저"
언론인·일반인이 매긴 자유지수 동시 하락…"'언론계 겨울' 계속"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기자협회(HKJA)는 7일 기자들이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을 주저하면서 홍콩의 언론자유지수가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HKJA는 이날 '2022 언론자유지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언론자유지수가 4년 연속 낮아졌고 2013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HKJA는 지난 3∼4월 홍콩 언론계 종사자 249명, 18세 이상 일반 홍콩 주민 1천26명을 대상으로 각각 설문을 진행했다.
언론계 종사자들이 매긴 홍콩의 언론자유지수는 100점 만점에 25.7로 지난해의 26.2보다 낮아졌다.
일반 대중이 매긴 언론자유지수도 지난해(42)보다 낮아진 41.4다.
HKJA는 "올해 언론 종사자들이 매긴 언론자유지수가 더 낮아진 것은 주로 기자들이 자기 검열을 하고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을 주저한 탓"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을 최악의 상황, 10을 최상의 상황으로 놓았을 때 기자들이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을 주저하는 정도는 최악에 근접한 1.5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기 검열'과 '회사로부터의 압박' 정도는 각각 1.8과 2.5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HKJA는 지난해 중견 언론인 앨런 아우의 체포, 탐사 보도채널 팩트와이어의 폐업, 론슨 챈 HKJA 회장의 취재 도중 체포 등을 거론하며 "언론 산업의 '겨울'은 지난해에도 계속됐다"고 밝혔다.
이어 "HKJA는 홍콩 정부가 반복적으로 언론계 종사자들을 타깃으로 삼는다고 믿는다"며 "정보의 흐름과 언론의 자유가 방해되면 홍콩의 기업 환경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전날 홍콩외신기자클럽(HKFCC)이 발표한 기자 대상 설문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83%가 직전 설문 이후 지난 18개월간 취재 환경이 악화했다고 밝혔다.
HKFCC는 "많은 기자가 홍콩에서의 취재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음을 발견하고 있다"며 "설문 결과는 홍콩에서 현재 언론의 자유가 우려스러운 상태임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홍콩의 언론 환경은 2020년 국가보안법이 제정되면서 급격히 악화했다. 2021년 대표적 민주 진영 매체 빈과일보와 입장신문이 폐간했고 해당 매체의 간부들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와 선동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지난 5월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발표한 '2023 세계 언론 자유 지수'에서 홍콩은 180개국 중 140위를 차지했다. 2019년 73위였으나 국가보안법 제정 후 추락했다.
RSF는 홍콩이 표현의 자유에서 전례 없는 퇴보를 경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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