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공영방송 RTE, 스타 진행자 돈 몰래 더 줬다가 발칵
5년간 약 5억원 추가 지급 회계감사서 드러나…사장 교체, 정부 조사 착수
비자금 조성 의혹도 제기…"고객용 여름 슬리퍼에 700만원 지출"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아일랜드 공영방송 RTE가 간판 프로그램 진행자에게 돈을 몰래 더 준 '출연료 스캔들'로 사장이 물러나고 정부가 조사에 착수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RTE가 최고 인기 토크쇼 진행자인 라이언 터브리디의 출연료를 외부에 공표된 금액보다 더 많이 지급한 것이 회계감사에서 지난달 밝혀졌다.
RTE는 2017∼2022년에 터브리디에게 총 34만5천유로(약 5억원)를 더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영방송인 RTE는 출연료 상위 명단을 공개하는데 터브리디가 1위다.
그는 출연료 스캔들이 불거지기 전에 2009년부터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이면거래에 서명한 디 포브스 RTE 사장은 사임 압박을 받으면서도 버티다가 지난달 26일 물러났다.
그 과정에 RTE가 터브리디에게 뒷돈을 줄 때 '바터' 방식이 활용된 것이 알려지면서 '바터'가 주목을 받게 됐다.
물물교환이란 의미의 '바터'는 방송사들이 현금 대신 상품이나 서비스로 결제하는 방식으로, 가령 인기 없는 시간대에 자동차 판매점 광고를 내보내고 광고료 대신 회사 차량을 받는 것이다.
RTE는 '바터'를 통해 광고비 대신 현금과 함께 숙박, 항공권 등을 받았다.
전날 청문회에서 파인 게일 의원은 RTE가 '바터'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RTE는 광고주 등 제공용이라면서 유명 록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 공연 입장권에 1만2천유로(1천700만원), 여름 파티용 플립플롭 슬리퍼 200개에 4천956 유로(약 700만원) 등을 지출했다.
정부는 RTE 거버넌스, 조직문화 등을 살펴보기 위한 조사 계획을 발표하고 케빈 바커스트 신임 사장을 임명했다.
바커스트 사장은 6일 미디어 담당 각료를 만난 뒤 제1 목표로 신뢰 회복을 내세웠다. 그는 BBC와 영국 미디어 규제기관 오프콤(Ofcom)의 고위직을 지냈다.
RTE는 시청료와 광고 등 기타 상업적 수입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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