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뿌리째 뽑혀"…역대급 여름폭풍에 네덜란드·독일 마비(종합)
국제공항 항공편 무더기 취소, 2명 사망…"이례적 현상"
(베를린·서울=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최인영 기자 = 5일(현지시간) 이례적인 여름 폭풍이 네덜란드와 독일을 강타해 공항·철도·도로가 마비되고 사망자도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 네덜란드 북부 노르트홀란트주 하를럼에서 쓰러지는 나무에 치여 여성 1명이 숨졌다.
독일 북부 니더작센주 레데에서도 개와 산책을 하던 한 여성(64)이 강풍에 뿌리째 뽑힌 나무에 타격을 받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
네덜란드 기상청은 이날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폭풍 '폴리'가 심각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북부 4개 지역에 최고 단계 경보인 '코드 레드'(code red)를 발령했다.
유럽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 중 하나인 암스테르담의 스히폴 공항에서는 300편 이상의 항공 운항이 취소됐다. 스히폴 공항은 최소 오후 3시까지는 이·착륙을 불문하고 모든 항공편이 제한적으로 운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철도 당국은 안전을 이유로 북부지역의 모든 기차 운행을 중단했다.
아침 출근 시간대 암스테르담, 헤이그, 하를럼 등 주요 도시 도로도 마비됐다. 암스테르담 인근 알크마르에서는 전복된 트럭 1대가 도로를 막기도 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노르트홀란트주 주민들에게 휴대전화 알람을 발송, 폭풍이 지나갈 때까지 실내에 머물고 응급 구조 요청은 생명을 위협받는 경우에만 해달라고 당부했다. 교통 당국은 운전자들에게 가능하면 운전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암스테르담 서부 에이마위던의 해안에서는 네덜란드 여름 폭풍 역대 최대인 시속 146㎞의 풍속이 측정됐다. 이 지역에서는 '풍력계급'에서 두 번째로 강한 11의 바람이 불었는데, 이 역시 여름 폭풍으로는 처음으로 측정된 것이다.
네덜란드의 폭풍 시즌은 보통 10월부터 이듬해 4월 사이인데 여름에 이렇게 강한 폭풍이 일어난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낮 독일 북부에서도 시속 100km 이상의 풍속이 관측됐다. 오후에는 시속 130km 이상의 풍속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박이나 집중호우가 내릴 수도 있다.
독일 니더작센주 일부 지역에는 휴교령이 내렸고, 독일 기상청은 불필요한 차량 운행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함부르크는 이날 오후 공동묘지 문을 닫았다.
이번 폭풍은 이날 늦은 시각까지 네덜란드와 독일을 관통해 덴마크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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