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中시장 재진입 추진…"걸림돌은 저커버그의 과거 발언"
저커버그 中비판이 당국 허가에 부정적 영향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이 가상현실(VR) 헤드셋 '퀘스트3'를 앞세워 중국 시장 재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중국에 비판적인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의 과거 발언들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메타가 중국의 게임·IT 기업 텐센트를 통해 퀘스트3를 중국 시장에 판매하려는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만약 텐센트가 퀘스트3의 독점 판매 계약에 동의한다면 메타 입장에선 10여 년 만에 중국 시장에 재진입하게 된다.
당초 페이스북은 중국에서도 영업을 했지만, 중국 당국의 검열을 거부한 뒤 2009년부터 중국 사용자들의 사용이 금지됐다.
페이스북 외에 메타가 운영하는 왓츠앱과 인스타그램도 중국 소비자들에게 차단된 상태다.
저커버그는 중국 시장 재진입 여부가 향후 VR 시장의 주도권 장악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텐센트 내부에서는 저커버그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가 과거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한 것이 퀘스트3 판매 허가 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저커버그는 지난 2019년 조지타운대 강연에서 '중국의 틱톡은 페이스북이 지향하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신념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비판 발언을 했다.
그는 또 이듬해에는 연방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 정부가 미국 기업으로부터 기술을 훔쳐 간다"라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외부의 비판에 대해 민감한 중국 당국이 저커버그가 운영하는 메타의 시장 진입을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이야기다.
일각에선 퀘스트3 판매 허가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이후 중국 당국의 콘텐츠 검열에 대한 메타의 협조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임 콘텐츠에 대한 검열을 강화한 중국 당국이 메타가 제공하는 게임에 대해서도 칼을 들이댈 수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에서 판매되는 퀘스트3에는 메타가 제공하는 게임은 차단되고, 중국 텐센트의 게임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지난해 10월 보급형 VR 기기인 퀘스트2와 고급 모델인 퀘스트 프로를 출시했다. 오는 가을에는 최신 버전인 퀘스트3 판매를 시작한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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