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첫 지상 '우주 실험실' 시험운영 개시
지상 우주정거장 시뮬레이터…달 표면 등 여러 우주 환경 구축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의 첫 지상 '우주 실험실'이 시험 운영을 시작했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중국 최대 항공우주기업인 국영 중국항천과학기술그룹(CASC) 산하 중국항천신문망은 하얼빈에서 일명 '지상 우주정거장'이라 불리는 우주정거장 시뮬레이터(모의실험장치)가 시험 운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항천신문망은 CASC와 하얼빈공업대가 공동으로 개발한 이 시뮬레이터로 연구원들은 위성 부품이나 우주복 같은 장비를 편리하게 실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시뮬레이터는 미세중력, 약한 자기장, 전자기 방사선, 플라스마, 우주먼지 등 지구 대기권 너머의 환경을 재현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주에 있는 실험실과 비교해 이 지상 시뮬레이터는 실험을 진행하는 데 있어 더 저렴하고 안전하며 편리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해 말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天宮)을 완공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활용에 나섰다. 이를 위해 매년 유인우주선 2대와 화물우주선 1∼2대를 발사해 우주정거장에 도킹시킨다는 방침이다.
하얼빈공업대 우주환경·물질과학 연구소의 옌지훙 부학장은 지난달 말 관영 통신 신화사에 "우주에서 수행해야 할 많은 실험이 앞으로는 지상에서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소의 리리이 학장은 지상 우주정거장의 목적은 실제 우주 환경과 유사한 기초 과학 연구를 위한 플랫폼을 지구에 구축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신화사에 "우리가 우주에서 더 멀리 날아가고 더 오래 머물며 더 깊게 연구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우주 환경에 대해 더 많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시뮬레이터의 각 방은 달 표면 환경 등 각기 다른 환경을 구축해놓았다.
앞서 중국중앙TV(CCTV)는 과학자들이 달 시뮬레이터에서 달 먼지의 형성과 우주선, 우주복, 우주인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며 중국의 유인 달 착륙 준비를 도울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2030년까지 첫 유인 달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5월 중국유인우주국의 린시창 부국장은 창정-10 로켓, 우주선, 달 표면 착륙선, 달 착륙복 등 유인 달착륙 탐사와 관련한 모든 연구·개발(R&D)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CCTV에 따르면 우주의 실제 환경을 가장 비슷하게 재현한 통합 방사선 환경 방에서는 위성과 우주선 부품에 대한 연구와 실험이 진행된다.
또 자기장 방에서는 0에 가까운 자기장을 재현해 발사 전 다양한 장비의 시험을 위한 실험 환경을 조성한다.
신화사는 30여개국 연구소가 이 시뮬레이터 사용을 위한 이용 협정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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