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IA "바그너 반란에 관여없었다"…사태 끝난 후 러시아에 설명
러 대외정보국장과 통화…불필요한 긴장 고조 회피 목적인 듯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이 실패로 끝난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반란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러시아에 직접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바그너 그룹 반란 사태가 마무리된 후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번스 국장은 "미국은 전혀 관련되지 않았고, 이번 사태는 러시아의 내부 문제"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번스 국장의 통화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불필요한 긴장이 고조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의 반란 사태의 원인을 외부로 돌릴 가능성을 우려했다.
바그너 그룹이 반란을 일으킨 직후부터 미국 정부는 사태와 무관하다고 천명했지만, 러시아 내부에선 사태 발생의 책임을 서방으로 돌리려는 움직임이 감지됐다는 것이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7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바그너 반란에 서방 국가가 연루됐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연설에서 직접 "우린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주러시아 대사 경험이 있는 번스 국장은 지금껏 물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를 러시아에 전달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튀르키예에서 나리시킨 국장을 직접 만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후과가 따를 것이라는 점을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미국과 러시아의 정보수장이 이번 통화에서 바그너 그룹 사태 외에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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