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탄광 등 폐광 3곳 토양정화에 2029년까지 780억 투입 전망
조기폐광 화순탄광부터 하반기 정밀조사…주변 농지도 포함
수질오염·지반침하 확인…산림복원도 병행 추진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118년 역사의 화순탄광이 지난달 30일 산업화 시대의 영광을 뒤로 하고 조기 폐광한 가운데 대한석탄공사 산하 폐광을 대상으로 한 정부 차원의 광해 방지 사업이 본격화한다.
2일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석탄공사 조기 폐광에 따른 토양 오염 정밀 조사 계획안'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2029년까지 화순탄광, 장성탄광, 도계탄광 3곳에서 순차적으로 토양 정밀 조사와 복원·정화 사업이 추진된다.
이미 문을 닫은 화순탄광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토양 정밀 조사가 진행된다. 이어 실시 설계를 거쳐 2025년 하반기부터 2028년 상반기까지 본격적인 토양 복원 및 정화 사업이 진행된다.
정밀 조사는 주변 농경지와 광산 사업 부지로 나눠 이뤄진다.
주변 농경지에서는 최대 60㎝ 깊이까지 땅을 파 채취한 토양 샘플을 확보해 비소, 카드뮴 등 중금속 6종 오염 여부를 조사하고, 광산 사업 부지에서는 중금속에 더해 유류 오염 여부까지 확인한다.
2024년, 2025년 차례로 폐광할 예정인 장성탄광과 도계탄광은 각각 2028년, 2029년까지 토양 정화 작업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 탄광의 토양 오염을 복원해 광해를 방지하는 데 약 78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갈 것으로 공단은 추산했다.
가장 먼저 진행되는 화순탄광의 토양 오염 정밀 조사 중간 결과는 오는 11월에 나온다.
토양 오염 확인 및 정화 사업과 별개로 수질 오염, 지반 침하, 산림 훼손 상황을 확인해 대책을 마련하는 작업도 동시에 이뤄진다.
공단 관계자는 "토양 오염 관련 사항 외에도 수질, 산림 상태 등에 관한 실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수질 오염이 나타나면 정화 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대책이 마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순탄광 등 석탄공사 산하 광업소들은 과거 국민 난방 연료였던 연탄의 수급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
1970년대 석유파동, 2003년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 등 에너지 위기 때마다 연탄용 석탄을 증산해 서민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고, 연탄이 나무 땔감을 대체하면서 6·25 전쟁 후 황폐해진 산림녹화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산업 구조의 변화 속에서 연탄 수요가 감소해 누적 부채가 커짐에 따라 석탄공사는 노사 합의를 거쳐 화순 등 3곳 탄광을 조기 폐광하기로 결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조기 폐광을 통해 탄광의 안전사고가 근절되고 약 1조원의 국가 재정이 절감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조기 폐광 지역에 환경 오염이 발생하지 않게 신속하게 광해 방지 사업을 시행하고, 지역경제가 침체하지 않도록 석탄 대체 산업을 발굴·육성하는 등 지원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