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7천억 원 지원하고 뒷돈 챙긴 美지역정치인에 징역 20년형
정치인 연결 비영리단체 통해 뒷돈…검찰 "그림자에 숨어 범죄기업 운영"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사기업에 천문학적인 이득을 안겨주는 법안을 통과시킨 대가로 기부금 형식으로 뒷돈을 챙긴 미국의 유력 지역 정치인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 남부연방법원이 뇌물 등의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이 내려진 래리 하우스홀더 전 오하이오주 하원의장에게 징역 20년 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검찰은 20년 형을 구형하면서 "피고인은 범죄 집단의 보스처럼 행동했다. 그림자에 숨어 범죄 기업을 운영했다"고 지적했다.
하우스홀더 전 의장은 지난 2019년 에너지기업인 '퍼스트에너지'가 운영하는 원전과 화력발전소에 13억 달러(약 1조7천억 원)를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우스홀더 전 의장이 뒷돈을 전달받은 방법은 치밀하게 계획됐다.
퍼스트에너지는 법안이 통과되기 전인 2018년부터 하우스홀더 전 의장과 연결된 각종 비영리단체에 6천만 달러(약 790억 원)를 기부했다.
이어 이 단체들은 2018년 주 하원의원 선거에서 하우스홀더 전 의장을 포함해 그와 가까운 공화당 후보 20명의 선거운동을 지원했다.
사실상 하우스홀더 전 의장의 지원을 받아 당선된 후보들은 이후 그의 주 하원 의장직 선출뿐 아니라 에너지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법안에도 적극적으로 찬성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주 역사상 가장 심각한 부패 스캔들"로 규정했다.
하우스홀더 전 의장은 지난 2020년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주 하원에서 제명됐다.
주 하원은 퍼스트에너지에 대한 보조금 지급 법안도 철폐했다.
퍼스트에너지는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2억3천만 달러(약 3천31억 원)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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