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5위안 근접한 위안/달러…"당국, 달러매도·환율고시 개입"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고공행진 중인 위안/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으로 불리는 7.25위안에 근접하자 중국 당국과 국유은행이 달러 매도와 고시 환율 등을 통해 시장에 개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9시 54분께 7.2495위안을 기록해 지난해 11월 말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역내위안/달러 환율 흐름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고, 전날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0.84% 올라 2월 3일(+0.9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위안/달러 환율은 4% 넘게 상승한 상태다. 여기에는 '제로 코로나' 해제 이후 예상보다 더딘 중국의 경제 회복세,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미중간 금리 격차 확대 등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중국 주요 국유은행들이 역외 현물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매도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위안화 약세 속도를 늦추고자 하는 당국의 의중이 반영됐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유은행들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대신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게 일반적이며, 이외에도 고객들을 위해 외환 거래를 할 수도 있다는 게 로이터 설명이다.
인민은행도 이날까지 이틀 연속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낮은 수준의 고시 환율을 발표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전장 대비 0.0042위안(0.06%) 올린 7.2098위안에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 가치를 절하한 것이지만, 시장 예상치(7.2194위안)보다 절하 폭이 작았다.
다수의 외환 트레이더는 전날 국내 장 마감 직전 국유은행들이 달러 매도를 통해 위안화 가치를 올리려 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마감 환율은 다음날 고시 환율에 영향을 끼친다고 전하기도 했다.
화교은행 전략가 크리스토퍼 웡은 "고시 환율 수준은 인민은행이 최근 위안/달러 환율이 7.20위안에서 7.25위안으로 너무 빨리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선호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개입도 위안화 약화 속도를 늦추는 정도가 될 것"이라면서 7.25위안이 첫 저지선이 될 것으로 봤다.
다른 소식통은 "위안/달러 환율 7.25위안은 여전히 중요한 문턱"이라면서 이 수준을 넘어서면 환율이 지난해 고점 수준으로 빠르게 갈 수 있다고 봤다.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 초 7.32위안을 넘긴 바 있으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한국시간 오후 3시 55분 기준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0232위안 내린 7.2157위안,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0269위안 내린 7.2132위안을 기록 중이다.
다음 달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경기 부양책이 논의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가운데, 관영매체 중국증권보는 성장 촉진 정책으로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 위안화에 대한 압력도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