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통령 향한 부정뉴스 사상 최다…탄핵정국보다 많아"
한국콘텐츠학회논문 분석…"진영 대립 격화로 정파적 보도 과열"
"뉴스 넘치는 미디어 환경, 대통령에겐 심각한 위험요인…비례성 원칙 점검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지난해 대통령에 관한 부정적 보도가 3만 6천건을 넘어서며 1990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1일 허만섭 강릉원주대 교수가 한국콘텐츠학회논문지에 기고한 '대통령에 관한 부정적 뉴스콘텐츠의 흐름과 추세: 코멘테이터와 코멘터리 문제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대통령에 관한 부정적 기사 건수는 지난해 2022년 3만6천830건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이면서 전년인 2021년 1만8천611건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대통령에 관한 부정적 뉴스는 1990년 1천768건, 1995년 4천923건, 2000년 5천705건, 2005년 7천303건, 2010년 1만858건, 2015년 1만8천799건, 2016년 2만3천111건, 2017년 2만9천903건, 2018년 2만5천804건, 2019년 2만9천477건, 2020년 2만5천624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1990년 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13개 전국일간지와 지상파 TV에 보도된 대통령 관련 부정적 뉴스 콘텐츠 총건수는 40만4천375건으로 파악됐다.
해당 통계는 '빅카인즈'에서 '대통령 AND (비판 OR 공세 OR 의혹 OR 논란) NOT 후보'라는 검색식에 의해 분석한 결과다.
허 교수는 특히 지난해 부정적 기사 건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1990년과 대비해서는 20.83배 급증한 수치였다"면서 "현직 대통령이 국정농단 범죄혐의에 연루돼 기소되고 탄핵당한 2016·2017년보다도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핵 정국 때 도드라지게 상승한 뒤 대통령들이 관성적으로 뉴스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대통령이 보수·진보 중 어느 한 진영을 대표하는 가운데 두 진영 간 대립이 격화하면서 대통령 보도의 정파·공격적 성격이 과열된 것으로도 설명된다"고 했다.
지난해는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첫 해이지만, 작년 5월 10일에 취임했으므로 사실상 상반기까지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임기 말이었다.
대통령 관련 부정적 보도에서 인용된 화자 또는 주체는 야당 인사들에 집중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던 시절에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였고, 윤석열 대통령 임기 들어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 등이었다.
뉴스의 주요 내용은 '김건희 여사', '인사청문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드루킹', 'LH 투기' 등 대통령과 연관된 이슈에 대한 야당 대변인 등의 부정적 해석, 논평, 평가 등으로 거의 구성됐다.
허 교수는 "대통령이 보수성향이든 진보성향이든 부정적 기사들의 내용은 야당 코멘테이터의 비평으로 채워지는 편이라는 이론적 시사점을 제공한다"며 "또 이런 기사들은 대통령을 비판하는 프레임과 내용으로 본문을 구성한 뒤 여당과 대통령 비서실의 반박도 수록해 외견상 중립성을 견지하는 구조"라고 했다.
허 교수는 이어 뉴스가 넘쳐나는 미디어 환경이 대통령에게는 오히려 심각한 위험 요인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비판 보도가 비례성 원칙에 맞는지, 정치 저널리즘으로 변질하지 않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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