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벨라루스와 국경 맞댄 리투아니아에 병력 4천명 증파
나토 동부전선 강화…리투아니아 "러 무장반란 같은 도전 더 있을 것"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독일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전선 강화를 위해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발트해 연안의 리투아니아에 4천명의 병력을 증파해 상시 주둔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무장반란을 일으킨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향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리투아니아를 비롯한 주변국들은 나토 동부전선 강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리투아니아 빌뉴스를 방문 중인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독일은 리투아니아에 강력한 연방군 여단을 증파해 상시로 주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dpa통신 등이 전했다.
이를 위해서는 병력이 머물 기반시설과 필요한 훈련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돼야 한다고 그는 밝혔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기반시설 마련은 큰 도전으로 수개월 만에 이뤄질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며 상시 주둔이 단기적으로 이뤄기는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
앞서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만나 동부전선에 나토군 주둔을 강화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동부전선은 나토의 최전방"이라며 "안보에 그 어떤 작은 틈도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러시아에서 바그너 그룹의 무장반란은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불안정을 보여줬다. 앞으로도 이와 유사하거나 더 큰 도전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무장반란에 대해 "물론 그 일은 (러시아의) 취약함을 드러냈고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그에게 등을 돌린 용병들에게 의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위험한지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피스토리우스 장관과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내달 11∼12일 빌뉴스에서 진행되는 나토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이날 빌뉴스를 방문했다.
이들은 나우세다 대통령과 함께 독일 연방군과 리투아니아군의 나토 동부전선 방위를 위한 연합훈련 '그리핀 스톰' 작전을 참관했다.
독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지난해 6월 리투아니아에 대한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1개 전투여단의 출동 태세를 갖추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20여명만 리투아니아에 상주하고 나머지 여단 소속 병력 1천여명은 독일 여러 부대에 분산돼 있다가 연합훈련 등이 있으면 리투아니아로 이동하고, 긴장이 고조될 경우 열흘 안에 리투아니아로 파견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독일군은 이 밖에 2017년부터 나토군 1천600명으로 구성된 전투 부대를 이끌고 있다. 이중 절반가량은 독일 연방군으로 구성돼 있다. 독일군은 아울러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조성된 700명 규모의 나토 전투그룹도 이끌고 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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