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경찰, 취업사기 인신매매범 약 500명 체포
고소득으로 속여 사기·성매매 업소로 넘겨…피해자 1천553명 구출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경찰이 대규모 단속을 통해 취업 사기 인신매매범 약 500명을 체포했다.
21일(현지시간) CNN 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찰 인신매매 전담반은 수천건의 신고를 기반으로 지난 5일부터 18일까지 전국적으로 해외 취업 알선 업체 등을 단속해 494명의 인신매매 연루자를 체포했다. 또 5명의 핵심 인물을 추적 중이다.
아흐마드 라마단 경찰 홍보과장은 이번 단속을 통해 1천553명의 피해자를 구할 수 있었고 이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었다며 이들이 해외로 가사도우미나 어선 노동자, 성매매 업소 등에 끌려갈 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에게 속아 이미 인도네시아를 떠난 사람들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2억7천만명의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이주 노동자를 가장 많이 보내는 나라다. 인도네시아 정부에 따르면 약 500만명의 인도네시아인이 해외에서 거주하며 일하고 있다. 이 가운데는 비공식 경로를 통한 불법 이주 노동자도 상당수다.
특히 최근에는 태국에서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고 속인 뒤 실제로는 미얀마나 캄보디아에 감금돼 보이스피싱과 같은 온라인 사기에 가담하도록 강요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미얀마와 캄보디아에 감금돼 온라인 사기에 종사하는 1천명이 넘는 자국민을 구출하기도 했다.
인신매매를 통해 강제 노역을 시키는 것은 해외에서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북수마트라의 한 팜유 농장에서는 57명을 우리에 가둔 채 강제 노역을 시킨 사례가 적발됐다. 피해자들은 마약 중독 재활 시설로 속아 농장에서 일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는 매년 10만∼100만 명이 성 노동이나 강제 노역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경찰은 인신매매를 막기 위한 전담반을 설치했고, 해외에 붙잡혀 있는 인신매매 희생자들을 송환하기 위해 현지 당국과 공조하고 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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