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남부 대반격에 동부 점령 노리는 러…"긴 싸움 될 것"
"러, 동부 도네츠크주 진격 시도"…ISW "루한스크주 일부 러가 점령"
우크라 국방장관 "작년 가을보다 반격 속도 느릴 것"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우크라이나가 남부 자포리자주의 러시아 점령지 탈환에 공을 들이는 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를 공략하고 있어 장기전이 예상된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일일 상황 보고에서 "러시아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주에서 공격적 행동에 나섰다"며 "앞으로 긴 싸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도 국영 방송에서 "우리 군의 공세가 남쪽에서 여러 방향으로 계속되고 있지만, 러시아도 그들만의 공격 방향을 갖고 공세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말랴르 차관은 러시아가 특히 라이만, 바흐무트, 마린카, 아우디우카 등 도네츠크주 4개 지역 인근으로 진격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만은 지난해 봄 러시아군에 함락됐지만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가 탈환에 성공했다. 동부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는 지난 달 러시아군 수중에 떨어졌지만, 이후 우크라이나가 도시 외곽으로 일부 진격했다. 마린카와 아우디우카는 러시아가 1년 넘게 점령을 노리는 지역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보고에서 러시아군이 라이만 지역과 인근을 공격했지만 모두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루한스크주 일부는 러시아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전날자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루한스크주의 스바토베와 크레미나 지역 일부를 점령했다고 전했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이날 "지난해 9월 우리가 몇 주 만에 하르키우 북동부 지역 상당 부분을 탈환했을 때보다 이번 반격의 속도가 훨씬 느릴 수 있다"며 지형의 특성과 기상 조건 등 여러 요인이 상황 진전을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곳곳에 지뢰밭을 만들어 놓은 것도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레즈니코프 장관은 군인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천천히 움직이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은 이날 새벽 수십 대의 드론(무인기)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서부 리비우를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군이 35대의 이란산 드론으로 키이우 주변을 공격해 이 가운데 32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키이우에 대한 드론 공격은 2주 만이다.
리비우 시장도 현지시간으로 오전 5시께 도시 안팎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며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알렸다.
우크라이나군은 남부의 자포리자주도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으나 세부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자포리자주 군정은 통신 시설이나 농업 장비가 대거 공격을 받았으나 부상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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