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공군전력 밀려 공세 지연…러 지뢰로 전력소모 커"
WSJ, 전문가 인용 분석 "공중지원 없이 러 방어선 공략 난관"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러시아에 빼앗긴 지역을 되찾기 위해 '대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가 공군 전력 열세와 러시아 방어선을 둘러싼 지뢰 등으로 공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의 공세가 느리고 소모적인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우크라이나가 공중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러시아 방어선 돌파를 시도하면서 대반격 초기 공세가 난관에 부딪혔다고 분석했다.
군사적으로 참호 안의 적을 공략하는 데에는 폭격기가 공중에서 지원사격을 퍼부어 엄호하는 상황에서 지상군이 대대적인 공격을 펼치는 방법이 정석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공군 전력이 부족한 우크라이나는 이러한 항공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도 이러한 작전의 성격을 고려해 서방에 F-16 전투기 지원을 요구해왔고, 미국이 지난달 말 이를 승인했으나 이번 대반격에 투입하기에는 늦었다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공중에서 열세인 우크라이나는 미사일이나 로켓포로 러시아 보급선과 지휘통제소 등을 장거리에서 타격하는 전략을 펼쳐 지난해 헤르손 탈환 등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헤르손 공략 때는 러시아군 보급선이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지리적 특성 덕에 이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현재 우크라이나의 목표는 헤르손만큼 공격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군이 지난 수개월간 구축한 방어선과 우세한 공군 전력은 우크라이나군의 공세를 늦추고 전력을 고갈시키는 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달 초 미국과 유럽에서 지원받은 무기로 무장한 한 우크라이나 부대가 러시아군의 지뢰밭과 맞닥뜨리면서 전차와 장갑차 여러 대가 무력화했다. 다른 부대는 러시아군의 공격헬기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특히 러시아군이 방어선 앞선에 심어놓은 수백만개의 지뢰가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WSJ은 이 지뢰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감지하고, 진격 속도를 거의 기어가는 수준으로 늦춰 군인과 장비를 러시아군의 공격에 노출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토의 한 고위 관리는 이 신문에 "지뢰를 심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적 입장에서) 모든 지뢰밭의 위치를 파악하려면 꽤 상세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대반격 초기의 차질은 이는 우크라이나의 이번 공세가 길고 험난할 것임을 예고한다고 WSJ은 짚었다.
영국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대학의 전략연구 교수인 필립스 오브라이언은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방어선을 뚫고 들어가기까지는 상당한 전력을 소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브라이언 교수는 "그들은 공중에서 우위에 있지 않기 때문에 창끝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길을 뚫고 들어갈 수 없다"며 "이는 아주 잔인한 국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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