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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만 큰 골리앗?…'달라진' 러시아군 매복에 급습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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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만 큰 골리앗?…'달라진' 러시아군 매복에 급습까지
우크라 대반격 맞서 '전술 개선' 진단…NYT "기강·조직력 등 보완"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우크라이나 침공 초반 세계 2위 군사력을 갖고도 우왕좌왕하던 러시아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너른 전선에 걸친 병력 수준은 아직 들쭉날쭉하지만, 개선된 전술로 곳곳에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어느정도 막아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YT는 "러시아가 값비싼 실수에서 교훈을 얻었다"며 "반격에 대비하며 기강과 조직력, 공중 지원 등을 보완한 러시아군이 전쟁 양상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며 이같이 짚었다.
NYT는 지난 3월 최대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바흐무트 인근에서 벌어진 한 전투를 사례로 들며 설명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장갑차에서 내린지 불과 몇분 지나지 않아 근처에 숨어있던 러시아군이 포격을 가하며 전방을 가려주던 나무들이 일순 폭발해버렸다.
참호를 보강하기 위해 나섰던 병사들은 급습을 당하고 수시간이 넘도록 옴짝달싹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은 당시 1명이 전사하고 9명이 부상입은 이 전투에 대한 보고서에서 "러시아군이 높은 수준의 기술과 장비를 선보였다"며 "이토록 많은 지점에서 한꺼번에 공격이 불을 뿜는 것은 처음 봤다"고 혀를 내둘렀다.
NYT는 "이 매복 작전은 2022년 2월 시작된 전쟁 초반 러시아군의 무질서한 전술과는 대조적으로 끈기있고 잘 훈련된 모습을 보여줬다"며 "처음에는 깔봤던 우크라이나군의 전술에 적응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진단했다.
개전 직후 러시아는 단순히 화력 우위로 우크라이나를 밀어붙였다.
취약 지역으로 탱크와 장갑차 부대를 무작정 몰아넣었다가 몰살 수준의 피해를 입어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되기도 했다.
지금은 180도 달라졌다.
러시아군은 본격적인 공격에 앞서 무인기(드론)을 띄워 우크라이나군 병력과 참호 위치를 먼저 확인하고, 때로는 탐색전을 펼치며 조심스럽게 접근한다는 것이다.

한 우크라이나 드론부대 지휘관이 "러시아군은 우리 후방의 지휘소를 찾아내 원거리에서 타격한 뒤 부대간 통신을 교란하려고 한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특히 민간 용병단 '바그너 그룹'은 죄수 출신 병력을 갈아넣음과 동시에 교묘한 전술을 조화시키며 우크라이나 방어선을 뚫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바흐무트에서 바그너 용병단은 집중적 포격에 소규모 병력의 신속한 측면 돌파가 이어지는 등 발빠른 움직임으로 눈깜짝할 사이에 건물을 장악하곤 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는 미국·유럽제 무기와 앞선 통신기술로 무장하고 오랫동안 별러온 반격에 나섰으나, 러시아군 역시 방어와 포격, 공중 지원 등 측면에서 개선된 전술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는 징후다.
이같은 방어적 전환은 개전 초반 러시아군이 계획했던 '전면 침공'과는 거리가 멀기는 하지만, 오히려 전선에서는 유리하게 쓰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약 1천㎞에 이르는 우크라이나 전선에 걸쳐있는 병력 수준이 비록 고르지는 못하더라도, 아직은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을 충분히 막아서고 있다는 시각이다.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의 전술이 개선됐다"고 인정하면서도 "군 전체적으로 정교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전쟁 초반 경험이 많은 러시아 장병 다수가 이미 전사했으며, 최근 동원된 병력은 충분히 훈련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이같은 판단에 깔려 있다.
다만 그간 러시아가 구축한 다중 방어선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측도 돌파하기 쉽지 않다고 보는 분위기다.
지난 3월 작성된 우크라이나 보고서는 "러시아의 벙커가 베트남전 당시 '거미 구멍'(spider hole)과 흡사하다"며 "드론으로는 차마 다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참호가 깊게 파여있다"고 적었다.
미국의 한 관리는 "러시아군의 이런 방어선은 엄청난 도전을 제기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이를 뚫어낼 수 있을지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d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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