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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방문한 아프리카 평화사절단, 젤렌스키와 접점없는 대화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양측 분쟁 완화하고 협상해야"
젤렌스키 "러군 철수해야 협상 가능…오늘 공습 후에도 러 방문 이해 못해"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아프리카 7개국 지도자들로 꾸려진 아프리카 평화사절단이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했으나 별다른 접점을 찾지 못했다.
사절단을 이끈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조속한 전쟁 종식과 이를 위한 협상을 촉구했으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철수 없이는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날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전쟁이 가장 격렬할 때일지라도 그때가 평화가 만들어져야 하는 때다. 모든 것을 잃는 것보다 종전이 낫다"며 "전쟁은 가능한 한 빨리 종결돼야 하고, 협상과 외교적 수단을 통해 평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양측 모두 분쟁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이를 통해 평화롭게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또 "유엔 헌장에 따라 모든 국가의 주권을 인정해야 한다. 모든 국가에 대한 안보 보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히는 한편 전쟁 포로 교환과 고향을 떠난 어린이들의 귀환, 전후 재건 필요성을 강조했다.
러시아의 문제 제기로 인해 중단 위기를 겪고 있는 흑해 곡물 협정과 관련해선 "곡물은 자유롭게 유통돼야 한다. 곡물과 비료가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물류를 개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이날 회담을 앞두고 러시아가 키이우를 공습한 데 대해선 "오늘 미사일 발사는 우리를 막지 못하고 분쟁 완화에 대한 요구를 막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는 17일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 유엔 헌장 존중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신과 푸틴 대통령의 양자 회담에서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담에 대해 의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종식 방안에 대해 "우리는 진정한 평화가, 우리 땅에서 러시아의 진정한 철수가 필요하다"며 "평화 회담은 러시아군이 점령지에서 철수한 뒤에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나는 오늘 회담에서 우리 영토를 점령한 러시아와 지금 협상을 하는 것은 전쟁동결이자 고통과 수난의 동결이라고 여러 차례 분명히 이야기했다"며 회담 가능성을 일축했다.
전쟁동결이란 군사적 대치 상황이 지속되지만 교전은 중단된 상태로, 점령지 탈환을 위한 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는 영토상실이나 전쟁동결을 전제로 한 어떤 협상 제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러시아 역시 '특별군사작전' 목표를 끝까지 달성할 것이라며 전쟁동결에 반대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키이우 공습 후에도 사절단이 러시아 방문 일정을 진행하기로 한 데 대해선 "아프리카 정상들의 결정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종전을 위해 7월 개최를 추진 중인 '글로벌 평화 정상회의'에 아프리카 국가들의 참여를 초청하는 한편, 아프리카와의 관계 증진을 위해 우크라이나·아프리카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아프리카와 아시아, 중남미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관계 증진을 추구하는 등 이 지역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에 도전하고 있다. 러시아는 올여름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남아공을 비롯한 아프리카 7개국 지도자들로 구성된 평화사절단은 이날 키이우를 떠나 오는 1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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