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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레인지에까지 불붙은 美 보혁 문화 전쟁
공화, 바이든 행정부 규제 움직임 반발…하원서 금지 반대법안 통과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문화 전쟁이 가스레인지 사용 문제로까지 번졌다.
14일(현지시간)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국 하원이 가스레인지에 대한 정부 규제를 막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통과된 법안은 가스레인지를 유해 제품으로 규제하는 데 연방 자금을 사용하는 것을 막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미국 에너지부가 가스레인지와 오븐에 대한 더 엄격한 효율 규정을 제정하는 것을 막는 내용의 또 다른 법안도 통과됐다.
그간 낙태 등 사회 주요 현안을 놓고 민주당과 공화당은 양분된 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더해 공화당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는데, 결국 가스레인지 규제에 반대하는 법안 통과까지 이어진 것이다.
지난 1월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는 실내 공기 오염과 이로 인한 건강·호흡기 문제 등을 이유로 가정에서 사용되는 가스레인지 판매 금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가정의 40% 정도에서 사용되는 가스레인지가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미세먼지 등을 방출하기 때문에 호흡기나 심혈관 질환과 관련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후 가정용 가스레인지를 미국 전역에서 금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더해 에너지부가 가스와 전기레인지, 쿡탑에 모두 더 효율적인 설계와 기술을 사용하도록 하는 규정을 제안하자 가스레인지 관련 논쟁이 재점화됐다.
이 규정은 확정되지 않았는데, 만약 실행된다면 2027년에는 미국에서 현재 판매되는 가스레인지 종류의 절반가량을 금지할 수 있다는 것이 에너지부 설명이다. 이 규정은 새로 판매되는 가스레인지에만 적용되며 이미 가정이나 업장에 설치된 제품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실제로 뉴욕과 캘리포니아 등에서는 주 차원에서 신축 건물에 가스레인지 설치를 금지하는 규정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위기를 느낀 가스업계가 공화당에 대한 설득 작업을 대폭 강화했으며, 공화당 의원들은 가스레인지를 규제하는 것이 전형적으로 도를 넘은 정책이라고 주장해왔다.
공화당의 톰 콜 하원의원(오클라호마)은 "(가스레인지 규제로) 영향을 받게 될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들에게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그린 뉴딜 규제 공격이 주방용품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들이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소속인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 위원장은 에너지부의 새 규정을 "급진 좌파와 바이든 행정부의 권력 장악"이라며 "공공 안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연방 정부가 어떤 자동차를 운전해야 하는지, 어떻게 난방해야 하는지에 이어 요리하는 방식까지를 규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천연가스보다 더 비싼 대체 에너지로 바꾸라고 강요하면 비용이 증가하고 빈곤·저소득층 가구에 불균형적으로 해를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메리 게이 스캔런(민주·펜실베이니아) 하원의원은 "이것은 의회를 우리나라가 직면한 문제보다 문화 전쟁에 휘말리게 하는 음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화당의 주장과는 달리 연방 정부는 미국인의 가정에서 주방용품을 없애라고 하지 않았다"며 에너지부의 새 규정을 통해 소비자들은 총 17억달러를 절약하고 어린이의 건강에 위험한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프랭크 팰런 하원의원(뉴저지)은 이번 법안을 '정치적 곡예'라고 칭하며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또 한 번 사람보다 오염 유발자들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번 두 법안에는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 하원의원 29명도 찬성표를 던졌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인들의 에너지 요금을 줄이기 위한 상식적인 노력을 막는다"며 이 두 법안에 대해 반대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에너지 효율 규칙을 없애면 미국인들이 더 효율적인 가전제품을 선택할 때 얻어지는 절감 효과를 부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상원은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어 두 법안이 통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AP는 전했다.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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