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선 야권승리에 엇갈린 반응…소비심리↑·기업심리↓
소비자, 경제 회복 기대 vs 재계, 정치 불안 우려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야권이 승리한 지난달 총선 이후 태국 소비자들과 기업들의 심리가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새 정권에 대한 기대 등으로 소비자 심리는 개선됐지만, 기업들은 차기 정부 수립 과정을 둘러싼 정치 불안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네이션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태국 소비자심리지수(CCI)는 4월 53.5에서 지난달 56.6으로 상승, 5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태국 상무부는 "CCI가 6개월 연속 상승했다"며 "관광 부문을 비롯한 경제의 회복, 전기료·유가 하락 등의 요인이 있으며 특히 선거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14일 열린 태국 총선에서 진보정당인 전진당(MFP)이 제1당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예상을 뛰어넘는 광범위한 지지를 받은 전진당은 7개 정당과 연립정부 구성을 추진 중이다.
국민들은 군부 진영 정권이 교체되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진 것으로 해석되지만, 기업심리는 하락세다.
태국 산업심리지수(TISI)는 4월 95에서 지난달 92.5로 떨어졌다. 2개월 연속 하락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기업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태국산업협회(FTI)는 "정부 수립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재계는 정치적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정치 문제 외에 해외 지정학적 갈등, 수출 둔화 등도 기업심리 하락의 원인이 됐다고 협회 측은 설명했다.
야권이 집권하려면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 대표가 총리로 선출돼야 한다. 야권 연정은 하원 500석 중 312석을 확보했다. 총리 선출에는 군부가 임명한 상원 의원 250명도 참여한다. 상·하원 과반인 376명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피타 대표가 총리가 될 수 없다.
피타 대표의 미디어 주식 지분 소유 논란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태국에서는 언론사 사주나 주주의 공직 출마가 금지돼 있다.
현재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가 진행 중이며, 선관위의 판단에 따라 사건이 헌법재판소나 형사법원 등으로 넘어갈 수 있다.
법원이 사건 심리를 결정하면 피타 대표가 총리 선출 투표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거론되는 등 아직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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