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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루스코니 전 伊총리 장례식, 밀라노 대성당서 국장으로 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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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루스코니 전 伊총리 장례식, 밀라노 대성당서 국장으로 거행
대성당 앞 광장 가득 메운 1만5천여 추모객 "실비오, 실비오" 연호
'국가 애도의 날' 선포 놓고 논란…일부 야당 대표 장례식 불참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의 장례식이 14일(현지시간) 그가 태어난 북부 밀라노의 밀라노 대성당에서 국장으로 거행됐다.
흰색, 붉은색 장미로 덮인 베를루스코니의 관은 밀라노 인근 아르코레에 있는 그의 별장에서 밀라노 대성당까지 운구됐다. 관이 도착하자 대성당 앞 광장에 모인 추모객들은 "실비오, 실비오"를 연호하며 애도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다섯 자녀(마리나, 피에르 실비오, 바르바라, 엘레오노라, 루이지)와 1990년생으로 54세 연하의 연인 마르타 파시나 하원의원이 관의 뒤를 따랐다.
파시나 하원의원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전처 2명,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다섯 자녀와 함께 대성당 앞자리에 앉았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은 광장의 공식 수용 인원인 1만명을 훌쩍 넘어서는 약 1만5천명의 추모객이 광장을 가득 메웠다고 전했다.
밀라노 대성당에서는 국내외 고위 인사들을 포함해 약 2천명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국내 인사로는 조르자 멜로니 총리,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을 비롯해 이탈리아 연립 정부의 파트너로 동맹(Lega)의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인프라 교통부 장관 등이 함께했다.
이탈리아 총리를 지낸 파올로 젠틸로니 유럽연합(EU) 경제 담당 집행위원이 EU 대표로 참석했고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 압둘 라티프 라시드 이라크 대통령도 조문객 명단에 포함됐다.
장례 미사를 집전한 밀라노 대교구장 마리오 델피니 대주교는 "그(베를루스코니)를 높이는 사람과 그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에게 박수를 보내는 사람과 그를 혐오하는 사람이 있다"며 "하지만 이 작별과 기도의 순간에 우리는 그에 대해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그는 삶에 대한 열망, 사랑에 대한 열망, 기쁨에 대한 열망을 가진 한 인간이었다"고 말했다.


1994∼2011년 사이 세 차례(2005년 이뤄진 개각을 포함하면 네 차례)에 걸쳐 9년 2개월간 총리를 지낸 베를루스코니는 지난 12일 8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전후 이탈리아 최장수 총리인 베를루스코니는 집권 기간 내내 온갖 성 추문과 비리, 마피아 커넥션 등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아 '스캔들 제조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8년 미국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에 대해 젊고 잘 생기고 제대로 선탠했다고 말하는 등 외교적 실례가 되는 잦은 실언으로 국제 무대에서 창피를 당했다.
또한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던 멜로니 총리와는 달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장을 옹호하는 듯한 언행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로 인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탈리아 국민의 사랑과 증오를 동시에 받았다.
이탈리아 정부가 국장과 함께 전직 총리의 사망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이날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하자 반발이 뒤따랐다.
안드레아 크리산티 상원의원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2013년 탈세로 확정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을 지적하며 "국가에 대한 존중이 없는 사람에게 국가적 영예를 주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장례식에는 엘리 슐라인 민주당(PD) 대표가 참석했지만 다른 야당인 오성운동(M5S)의 주세페 콘테 대표는 불참했다. 이탈리아 좌파(SI) 대표 니콜라 프라토아니니와 녹색당 대표 안젤로 보넬리도 참석하지 않았다.
광장에 모인 추모객 상당수는 이탈리아 명문 프로축구단 AC 밀란의 팬이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1986년부터 2017년까지 AC 밀란 구단주를 지냈다.
'축구광'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파산 직전의 AC 밀란을 인수한 후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 A 우승 8차례, 유럽 프로축구 클럽 대회인 유러피언컵 우승 5차례 등 눈부신 업적을 쌓았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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