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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치에 맞초치, 항의에 맞불항의…감정의 골 깊어가는 韓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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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치에 맞초치, 항의에 맞불항의…감정의 골 깊어가는 韓中
고위급 왕래외교 중단상황서 양국관계 실질과 형식 모두에서 갈등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한중관계 악화 양상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양국 외교부 사이에 대사 초치를 비롯한 공개적 항의 공방이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관행 또는 기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등 고압적으로 들릴 수 있는 비외교적 언사를 하자 한중 양국이 '대사 초치' 공방을 벌였다.
장호진 한국 외교부 1차관이 9일 싱 대사를 불러 문제 발언에 항의하자 다음날인 10일 눙룽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가 정재호 주중대사를 중국 외교부로 불러 심각한 우려와 불만을 표했다.
중국 측은 휴일인 토요일 오후에, 닝샤회족자치구 출장(7∼10일)을 막 마치고 베이징으로 복귀한 정 대사를 불러 40∼50분간 면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초치' 대신 '회동을 약속하고 만난다'는 의미인 '웨젠'(約見) 형식이었다고 발표했으나 내용상 한국이 주한중국대사를 초치한 것에 대한 '맞불 초치'로 여겨졌다.
한국은 차관이 대사를 불러냈지만 중국은 그보다 한단계 낮은 차관보가 대사를 불러낸 것이 특기할만했다.
정 대사와 주로 소통해온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차관)의 일정 때문인지, 의전의 격을 낮춤으로써 한국 측에 모종의 메시지를 전하려 한 것인지는 현재로선 분명치 않다.
한중 외교 당국간 '팃포탯'(tit for tat·맞받아치기)식 항의 공방은 앞서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방미에 앞서 로이터통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대만 해협에서의 일방적 현상 변경 '절대 반대'를 언급했을 때도 있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4월20일 정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비외교적 언사로 반발하자 장호진 외교차관이 같은 날 싱하이밍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그러자 같은 날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에게 전화로 항의했다.
4월 한국의 주한 중국대사 초치에 맞서 주중 한국대사에 대한 전화 항의로 대응했던 중국이 이번에는 같은 대사 초치로 맞불을 놓았다.
이와 같은 항의 사실을 양측은 각각 자국민에게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이뿐 아니라 지난달 주중 한국대사관과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가 각각 항의서한과 맞불성 사설을 주고받으며 부딪혔다. 윤 대통령 미국 방문에 대한 환구시보의 계속된 비난성 보도에 대해 대사관이 항의서한을 보내고 그것을 공개하자 환구시보도 사설로 맞대응한 것이다.
한국 정부가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취하던 전임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기의 정책 기조를 접고 한미동맹 및 한미일 공조 강화로 기운 상황에서 중국도 외교·경제·군사 분야에서 한국을 본격 견제하기 시작한 것이 양국 갈등의 본질이라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이에 한국도 중국이라는 대국에 '상호 존중'을 본격 요구하며 부당하다고 판단되는 발언에는 즉각 대사 초치 등 강경 대응을 하자 중국도 맞대응에 나서면서 파열음이 커지는 양상이다. 양국 관계의 겉과 속 모두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가고 있고, 양국 국민 감정도 덩달아 악화하는 실정이다.
특히 정상 또는 외교장관 간의 상호 왕래를 통한 포괄적 대화가 올해 들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간에 이견의 '조율' 보다는 상호 '공개 항의'와 '입장 통보' 등 일방 소통식 외교가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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