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시장 훈풍인데…계속되는 테크·금융기업 '칼바람'
WP "금리 인상·불확실성 등으로 허리띠"…유명 SNS '레딧'도 감원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거듭된 금리 인상에도 미국 고용시장이 안정세를 보여왔지만 테크·미디어 등의 업종을 비롯한 주요 대기업들이 감원에 나서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몇 달 사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세일즈포스, HP,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메타(페이스북의 모회사) 등 유력 기업들은 잇따라 인력 감축 계획을 내놨다.
투자사 골드만삭스나 자동차업체 포드, 제조업체 3M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미국 연방정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에 일자리 23만6천개가 늘었고, 실업률은 근 50년 만에 가장 낮은 3.5%를 기록하는 등 노동시장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속적인 금리 인상과 이자 부담에 민감한 테크·금융 등 부문의 기업들은 직원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사라지지 않은 점이나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요인도 고려 대상이다.
취업사이트 글래스도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에런 테라자스는 현재 미국 기업들의 감원을 ▲ 금리 인상으로 부채가 늘어난 기업 ▲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기업 ▲ 어차피 해고할 직원을 경제 상황을 핑계로 내보내는 기업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올해 1월 약 1만2천개의 일자리(전체의 6%)를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의 메타는 지난해 11월 전체 인력의 13%인 1만1천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한 뒤 올해 3월 감원 대상을 1만명 늘렸다.
MS는 1만명(5% 미만), 업무용 채팅 시스템 '슬랙'의 운영사 세일즈포스는 약 8천명(10%)을 줄일 방침이다.
HP는 2025년 말까지 4천∼6천명을 감원하기로 했고 델과 IBM도 각각 일자리 6천650개(5%)와 3천900개(1.5%)를 없애기로 했다.
소프트웨어 기업 SAP는 2천800명(2.5%)을, 통신기술업체 트윌리오는 1천500명(17%)을 줄였다.
지난해 1천명(10%) 해고 계획을 발표한 온라인쇼핑몰 쇼피파이와 인력 6%를 감축하는 스포티파이, 1천300명(15%)을 내보내는 줌 등은 코로나19 기간 불린 몸집을 줄이는 사례다.
일상 회복으로 마스크 수요 둔화를 겪은 3M은 일자리 2천500개(3%)를, 음식 배달 업체인 도어대시는 1천250개(6%)를 줄이기로 했다.
소셜미디어(SNS) 업체 레딧 역시 전체 2천명가량의 직원 중 90명(4.5%)을 해고하고 올해 채용 규모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스티브 허프먼 레딧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올해 상반기를 탄탄하게 보냈고, 이번 구조조정으로 하반기와 그 이후로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조사와 금융사들도 인력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포드는 작년 8월 사무직 3천명 등 전체 18만3천명의 직원 중 1%가량을 감원했으며 미국에서 11만8천명을 고용한 타이슨푸드는 인력의 약 10%를 축소할 계획이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작년 말 1천600명(2%)을 줄였고, 골드만삭스도 작년 1월부터 일자리 3천200개를 줄이기 시작했다.
딜로이트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약 1천200명을 해고한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올해 1월 950명을 감축하기로 했고, 다른 거래소인 크라켄은 작년 11월 직원 1천100명(30%)을 해고했다.
언론과 미디어 업종도 예외가 아니다.
뉴스코퍼레이션은 약 1천250명(5%)을 줄이고, 뉴욕매거진·복스 등을 소유한 복스미디어도 약 130명(7%)을 감원한다.
버즈피드는 4월에 아예 문을 닫기로 했으며, 디즈니는 올해 2월 약 55억달러(약 7조1천억원)의 비용 절감을 거론하며 일자리 7천개를 없애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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