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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시선] 실리콘밸리 韓 엔지니어들, 그들의 선택은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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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시선] 실리콘밸리 韓 엔지니어들, 그들의 선택은 미국
오픈AI, 애플, MS 등에서 수억원대 연봉 받으며 수천명 근무
"내 능력 인정받기 위해 왔다"…인재들 몰리는 국내 여건 필요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사람처럼 묻고 답하는 인공지능(AI) 챗봇 챗GPT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다.
오픈AI는 AI 기술의 선두 주자로 급부상하며 '아이폰'에 이어 인류 역사에서 또 하나의 혁명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스타트업 오픈AI는 챗GPT로 단숨에 수십조원에 달하는 평가를 받고 있다. 30대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 오픈AI에 얼마나 많은 엔지니어가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최소 수백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오픈AI에는 한국인 엔지니어도 있다. 정확히 몇 명이 있는지까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이곳 엔지니어들에 따르면 적어도 1명은 있다.
이 엔지니어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영재들만 간다는 서울과학고를 나와 국내 최고 대학을 졸업한 뒤 미국 유명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 지인은 그를 "천재"라고 말했고,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다는 또 다른 지인은 "우리가 같이 속해 있는 그룹에서도 가장 뛰어났다"고 말했다.
한국인 엔지니어가 현재 가장 주목받는 기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서 자랑스러운 일이다.



실리콘밸리에는 많은 한국인 엔지니어가 있다.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대학을 나와 국내에서 또는 미국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현지 유수의 기업에 취업해 있는 엔지니어들이다.
세계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애플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테슬라 등 많은 테크 기업에서 근무한다.
실리콘 밸리에만 수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 세계 유수의 기업에서 'K-테크'의 위상을 떨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들의 '국위선양'이 한편으론 꼭 반갑지만은 않다.
이들 중에는 석박사 학위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왔다가 현지에서 자리를 잡은 이도 있고, 해외 주재원으로 파견을 나왔다가 정착한 이들도 있다.
적게는 3∼4년부터 많게는 20년 이상 된 엔지니어들도 많다.
나이는 대부분 30대에서 50대 초반이다. 국내에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해 나갈 시기의 엔지니어들이다. 그것도 고급 인재다.
그런데 그들은 한국이 아닌 미국을 선택했다. 많은 이들이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보다는 영주권도 따고 시민권도 따서 미국에서 정착하려고 한다.
여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수입을 빼놓을 수 없다.



실제 소위 빅테크라고 부르는 기업에서 일하는 엔지니어의 경우 최소 20만 달러 이상을 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돈 2억6천만원이다.
30만, 40만 달러, 심지어 50만 달러 이상 버는 엔지니어도 많다. 한국에서는 높은 직급의 임원이 아니라면 받을 수 없는 금액이다.
한 엔지니어는 "한국에서는 아무리 평생 일해도 1억원 이상 벌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돈은 전부가 아니다.
또 다른 엔지니어는 "나의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미국에 왔다. 한국에 계속 있었더라면 그렇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해마다 입시철이 되면 '의대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른바 공부 잘한다는 학생들은 의대를 간다.
우수한 재원은 의대로 가고, 이공계의 인재들은 한국이 아닌 미국을 선택한다. 국내 과학기술의 공백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들의 선택이 비단 개인의 탓일까.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열린 수출전략회의에서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첨단과학기술밖에 없다고 했다.
첨단과학기술 분야로 우수한 재원들이 몰리고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이 유턴할 수 있는 그런 국내 이공계 여건 조성을 기대해 본다.
taejong7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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