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안보리 대북논의서 워싱턴선언 '확장억제' 거푸 비판
한미동맹 강화 맞서 '北 감싸기'…對중국 견제 측면도 의식하는듯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북한 관련 논의에서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 강화 방향으로 합의된 '확장억제(미국 본토와 같은 수준의 핵 억지력을 제공하는 '핵우산' 개념)'를 거푸 비판했다.
3일 주유엔 중국대표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겅솽 대표부 부대사는 2일(현지시간) 북한의 최근 군사 정찰위성 발사 시도에 관한 안보리 회의에서 2차례 발언권을 행사하는 동안 연이어 한미정상회담 결과물인 '워싱턴 선언'의 확장억제를 언급했다.
겅 부대사는 "근년 들어 미국은 한반도를 '인도·태평양 전략'에 포함시켜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서 군사 활동을 지속하고, 군사 주둔을 대폭 늘려 한반도와 주변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엄중히 해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 달여 전 워싱턴 선언(한미정상회담 결과물)에서 '확장억제'를 강화하겠다면서 (미국이) 전략 핵잠수함까지 한반도에 파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며 이는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로, 한반도 비핵화 목표와 배치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비확산(핵무기 등의 확산 방지)을 명분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요구하면서 대외적으로는 '핵우산'을 업그레이드하고, 다른 나라와의 핵잠수함 협력을 통해 핵무기 비보유국에 톤 단위의 무기급 농축우라늄을 이전하려 하는 것은 전형적인 이중잣대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와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차원의 대호주 핵추진 잠수함 제공을 나란히 놓고 비판한 것이다.
겅 부대사는 두 번째 발언 기회 때도 "워싱턴 선언과 관련, 미국이 동맹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하고, 특히 42년 만에 전략 핵잠수함을 한반도에 파견할 계획을 세우는 등의 조치는 북한의 불안감을 엄중하게 고조시킬 것"이라며 "미국이 이 길을 계속 간다면 북한에 더 강렬한 자극을 줘 한반도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이 미국의 대한국 확장억제 강화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은 것에서 우선 한미동맹 강화에 대응한 중국의 '북중 결속 강화' 기조를 읽을 수 있다고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한미가 연합 방위 능력을 강화하면서 북한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핵무력 등 강화 행보에 제동을 걸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전략 핵잠수함 파견 계획 등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 억지력 강화가 명목상 북한 견제 목적이나 대중국 견제와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는 것이 중국의 인식인 것으로 관측통들은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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