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문 연 디샌티스 "옛날의 트럼프 아냐…'좌클릭'하고 있어"
"정책 선명해야 승리" 차별화…노스다코타주지사도 곧 경선 합류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대권 도전에 나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공화당 내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수위를 올리면서 판세 뒤집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26일(현지시간) 테네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왼쪽으로 달려가는 것 같고, 난 항상 보수 원칙에 머무르고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파 원칙을 포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흥미로운 논쟁이 있겠지만, 좌파 쪽으로 움직인다고 해서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선명한 정책을 옹호함으로써 전국적으로 이길 수 있다. 난 플로리다에서 그것을 보여줬고, 결코 내가 한 일을 물타기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리틀 트럼프'로 불리는 디샌티스 둘 다 구분이 어려운 비슷한 성향의 보수파로 각인된 상황이지만 디샌티스 주지사는 자신이 트럼프와는 결이 다른 진정한 보수의 길을 걷고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차별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전날에도 각종 방송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회보장 및 낙태 이슈 등에 대한 보수적 정체성을 집중적으로 겨냥한 바 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사실상 패배한 것은 공화당이 산모 생명이나 성폭행 등에 대한 고려 없이 낙태 이슈를 밀어붙인 데 따른 후과라고 공화당을 비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보수 진영에선 트럼프가 낙태권 이슈에서 좌파로 기울고 있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난 트럼프한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 2016년 대선 출마 당시 그와, 지금의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며 "난 그의 선거운동 방향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공격했다.
CNN은 "공식 대선 경선 후보가 된 디샌티스가 더는 트럼프에게 조심조심 다가서지 않고, 대통령이 될 경우 권한 행사 계획에 대해 꽁무니를 빼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디샌티스는 출마 선언 전에는 트럼프의 공격에 대한 대응을 자제해왔다.
앞서 디샌티스는 지난 24일 트위터 음성 플랫폼을 통해 내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지층 대상 연설이나 전통적인 매체를 활용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파격적이었지만, 행사 초반 방송이 20여분간 끊기면서 체면을 구겼다.
이를 놓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의 트위터 출마 선언은 재앙이다. 그의 전체 선거운동은 재앙이 될 것"이라고 조롱한 바 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트위터 출마에 대해 전날 보수매체 뉴스맥스에 출연해 "나는 거대 소셜 미디어(를 추종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어떤 앱보다도 TV를 보고 싶지만, 소셜미디어는 많은 이들에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방송 사고에 대해선 "트위터는 많은 이들을 모을 능력이 있다고 확신했고, 또 많은 사람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그들이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몰렸다"고 언급했다.
한편 컴퓨터 소프트웨어 기업가 출신의 더그 버검(66) 노스다코타주지사가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재선인 버검 주지사가 내달 7일 선거운동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이로써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디샌티스 주지사, 버검 주지사, 팀 스콧 연방 상원의원,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에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가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지사, 크리스 스누누 뉴햄프셔주지사 등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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