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룰라 통화…룰라는 중재, 푸틴은 대화 용의 재확인
크렘린 "러, 정치적·외교적 대화에 열려 있어"
룰라 "인도·인니·중국과 함께 전쟁 당사국과 대화 의지"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통화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로이터,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이날 "푸틴 대통령은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주변 상황 전개에 대해 근본적 평가를 전달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정치적·외교적 대화에 열려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은 또한 두 정상이 양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에 대해 논의하고 추가적 관계 발전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며, 이번 대화가 건설적이고 실질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통화에서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및 기타 다자 플랫폼에서의 협력에 대한 문제도 논의됐으며, 룰라 대통령이 지난 19~21일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소감도 공유했다고 크렘린궁은 덧붙였다.
이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공공 경제 단체인 '비즈니스 러시아'와 면담 중 잠시 행사를 중단했다 돌아와 룰라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브라질은 남미에서 러시아의 주요 무역 및 경제 파트너"라며 "양국 무역이 수치상으로 다소 줄었으나 전체적인 잠재력은 매우 좋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도 트위터에서 푸틴 대통령과 통화 사실을 확인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당사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과 함께 평화를 위해 전쟁의 두 당사국과 대화하겠다는 브라질의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유라시아 경제 포럼에 푸틴 대통령이 초청해 준 것에 감사한다며, 당시에는 러시아를 방문할 수 없었기에 불가피하게 초청을 거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브라질의 중립 외교 전통을 기반으로 이번 전쟁에 개입하지 않은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대화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G7 정상회의에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추진했으나 일정상 불발됐다. 룰라 대통령은 이후 "실망하지 않았다. 언짢았다"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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