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부사장 CNN 인터뷰…"덜 확신하게 되면 등급 전망 하향"
'X-데이트' 직후 美국채금리 7% 넘어…옐런 "타결돼도 금융시장 고통"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미국 부채한도 협상의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겪지 않을 것을 확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에 본사를 둔 무디스의 윌리엄 포스터 수석부사장은 24일(이하 현지시간) 미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X-데이트를 넘기고 이자 지급을 못 하는 시나리오가 절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연방정부의 현금이 바닥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달 1일 'X-데이트'를 8일 남겨둔 상황에서도 협상에는 진척이 없지만 디폴트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한 것이다.
기한 이전에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터 부사장은 역사적으로 디폴트 사례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백악관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도 "디폴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포스터 부사장은 다만, 미국의 등급 전망을 내릴 여지를 남겨뒀다.
그는 "우리가 덜 확신하게 되면, 미국의 국가신용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등급 전망 '부정적'은 신용 등급 하향 가능성을 내포한다.
얼마 남지 않은 'X-데이트'까지 기간이 무디스의 확신을 테스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무디스는 현재 미국 정부에 대해 최고등급인 'Aaa'와 등급 전망 '안정적'을 부여하고 있다.
포스터 부사장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도 "의원들이 디폴트가 예상된다고 시사하면 디폴트 전에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리는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 국채 시장은 상당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X-데이트' 이후인 6월 초 만기가 돌아오는 미 국채 금리가 7%를 넘은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만기가 각각 6월 1일과 6일인 초단기 국채(T-bill) 수익률이 7% 이상으로 올라 만기 5월 30일 국채보다 약 4%포인트 높았다고 보도했다.
디폴트뿐 아니라 부채 한도 협상 타결 자체도 큰 증시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미 재무부가 특별 조치 기간 소진된 현금을 채우기 위해 대규모 국채 발행에 나설 필요가 생기기 때문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글렌메데의 마이클 레이놀즈 부사장은 CNN에 "많은 투자자가 선택지를 저울질한 뒤 주식보다 미 국채에 투자함으로써 이익을 얻으려 할 것"이라며 "이는 일시적으로 증시 유동성을 흡수한다"고 설명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도 "협상 중뿐 아니라 협상이 타결돼도 상당한 금융시장의 고통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우려되는 점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anfou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