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NSW주 前 다문화장관, 동료 의원에 인종차별 발언 후 사과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시드니가 주도인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에서 다문화장관을 지낸 정치인이 아시아계 동료 의원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일자 결국 고개를 숙였다.
24일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NSW주 자유당 정부에서 다문화장관을 지낸 마크 쿠리 의원은 전날 베트남계 트리 보 노동당 의원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주 의회 질의 과정에서 조디 해리슨 여성부 장관이 쿠리 의원이 보 의원을 두고 "그 사람은 요식업계에서 일한 것 같다"고 말한 것을 들었다며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보 의원은 지난 3월 주 총선에서 베트남계 유권자가 다수인 시드니 서부 카브라마타에서 당시 야당인 노동당의 공천을 받아 당선된 초선 정치인이다.
그는 시드니 법대를 졸업한 변호사로서 2004년부터 자신이 설립한 로펌 대표로 활동했다.
변호사 출신인 보 의원에게 아시아계가 많이 종사하는 '요식업' 을 거론한 발언은 인종차별적 성격을 가진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더구나 지난 3월 정권교체 전까지 전임 정부에서 인종차별을 막아야 하는 주무부처인 다문화부를 이끈 수장의 발언이라 파장이 컸다.
쿠리 의원은 해리슨 장관의 문제 제기에 즉각 자신의 발언을 취소하고 보 의원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단순한 농담으로 상대를 공격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 "전임 다문화장관으로서 다양성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믿는다"고 해명했다.
보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그 발언은 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이에 전혀 개의치 않고 지역 주민의 권익을 옹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니 레옹 NSW주 녹색당 의원은 쿠리 의원의 발언은 다른 주의원들의 마음도 상하게 했다면서 "이들 모두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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